뉴웨스트민스터 친구 집 거실, 접이식 테이블 위에 노트북이랑 여권 사본을 쫙 펼쳐놨다. 새벽 3시 5분인데 비자 연장 승인 메일이 와서 잠이 바로 증발함. 창문 밖은 맑고 9.2도라 서늘한데 내 마음은 혼자 여름이었다.
휴학하고 캐나다 온 지 2년째라 서류쯤은 익숙할 줄 알았는데, 주소 입력하다가 친구 집 유닛 번호를 빼먹은 걸 뒤늦게 발견했었다. 수정 요청 넣고 한동안 감감무소식이라 매일 계정 접속만 열심히 함. 거의 정부 사이트 출석왕 수준.
오늘 드디어 연장 승인 확인하고 PDF까지 세 군데 저장했다. 친구한테 자랑했더니 자다가 엄지손가락만 들고 다시 잠듦. 행정 처리 하나 끝냈을 뿐인데 보스전 클리어한 기분이다. 이제 나도 캐나다 서류 던전에서 길은 안 잃는 사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