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구직시장이 지금 제대로 된 미스매치 파티라고 합니다. 2026년 초 기준 빈 일자리는 50만 6천 개, 공석률은 2.8%인데 일자리 하나당 실업자가 3.2명이나 됩니다. 특히 소상공인 공석률은 5.5%인데 대기업은 1.9%라서, 구직자들이 원하는 자리와 실제 비어 있는 자리가 서로 읽씹 중인 상황입니다. 청년실업률도 12.9%로 팬데믹 이전 평균 10.8%보다 높고, 청년 43만 7천 명이 일자리를 찾고도 못 구하고 있답니다. 이걸 청년들이 게을러서 그렇다고 하면 분석이 아니라 그냥 꼰대 버튼 누른 거죠.
소상공인 쪽에서는 야간근무, 육체노동, 최저임금 수준 일자리 열 개 중 아홉 개를 임시외국인노동자로 채운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월급은 최저인데 밴쿠버 렌트는 최대로 올라가 있으니 계산기 두드리는 순간 출근 의지가 아니라 적자가 출근함. 기술을 배워 더 나은 자리로 이동할 훈련 경로도 부족하고요. 사람 인성 문제가 아니라 임금과 주거비와 훈련 시스템이 삼위일체로 꼬인 문제라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는 8월 25일 75억 달러 규모의 관세 대응 패키지를 발표했고, 그중 35억 달러를 노동자 지원에 배정했습니다. 실업급여 대기기간 면제를 연장하고, 퇴직금을 받아도 실업급여를 동시에 받을 수 있게 하며, 장기근속자에게는 최대 20주를 추가로 준다고 합니다. 여기에 최근 자발적으로 퇴사한 이력이 있어도 다음 직장에서 본인 잘못 없이 해고됐다면, 과거 퇴사 때문에 실업급여에서 탈락시키지 않는 조항까지 붙는답니다.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겼다가 관세 여파로 해고된 사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문제는 실업급여가 원래 개인 저축통장이 아니라 공동 보험이라는 점입니다. 본인 잘못 없이 직장을 잃은 사람을 보호하고, 자발적 퇴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지급하지 않는 선이 있어야 보험이 보험답다는 거죠. 이번 변경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든다는 증거는 없지만, 퇴사의 비용을 낮추면 퇴사라는 선택이 쉬워지는 유인은 분명히 생깁니다. 이미 일자리와 사람이 안 맞아서 난리인데 정부가 좋은 취지라는 한마디로 정책 두 개를 합체로봇처럼 묶어버린 셈입니다.
재정 상태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실업급여 계정은 2019년 39억 달러 흑자였다가 2022년 250억 달러 적자로 뒤집혔고, 2025년에도 142억 5천만 달러 적자였답니다. 이번 확대에는 5년간 37억 달러가 추가로 들어가며 계정이 균형을 되찾는 시점은 2033년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나중에 노동자와 사업주가 보험료로 메워야 하니, 정부가 먼저 쏘고 월급쟁이 통장이 후불결제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코로나 긴급지원금 사례도 다시 소환됐습니다. 당시 890만 명에게 740억 달러가 지급됐는데, 지급부터 하고 나중에 검증하면서 46억 달러가 자격 없는 사람에게 흘러갔다고 합니다. 조건을 느슨하게 만들어 돈을 풀면 다음 위기에도 같은 지원을 기대하게 되고, 한번 넓어진 출구는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걱정입니다.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고 나쁜 직장에 억지로 묶어두지 말자는 취지는 맞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퇴사에는 이미 예외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댓글 쪽 분위기도 결국 핵심은 ‘보험의 기준선을 어디까지 옮길 거냐’로 모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청년에게 최저임금 야간노동을 던져놓고 빈 일자리가 많다고 자랑하면 그건 일자리 대책이 아니라 숫자 전시회라는 반응이 있었고, 반대로 관세 때문에 두 번째 직장에서 잘린 사람까지 과거 퇴사 이력으로 막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시각도 나왔습니다. 또 정부 지원 확대 비용이 결국 EI 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며 월급명세서가 최종 보스라는 반응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보호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해도 계산서는 누가 받을지 다들 촉이 온 모양입니다.
결국 빈 일자리 50만 개와 청년실업률 12.9%가 동시에 존재한다면 답은 그물을 무작정 넓히는 게 아니라 임금과 기술훈련을 제대로 연결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관세 피해로 해고된 노동자를 돕는 것과 자발적 퇴사의 비용을 낮추는 것은 엄연히 다른 정책인데 한 패키지에 넣으니 논점이 흐려졌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는 사람만 비용을 떠안고 지급 범위는 계속 넓어진다면, 어느 순간 보험이 아니라 이름 긴 세금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면 취업시장 미스매치는 그대로고 EI 계정만 다이어트하는 엔딩 나올까 봐 걱정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