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랍슨스트릿 추억으로 밴쿠버 다운타운 복귀 계획 세운 분 등장. 댓글창이 현실을 알려주는 중.
20년 만에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어. 20년 전에 밴쿠버에서 어학연수 했고 그 뒤로 토론토 찍고 캘거리에서 자리 잡고 사는 분인데, 애가 대학 가면 몇 년 안에 비즈니스 정리하고 밴쿠버로 넘어오고 싶대. 그것도 그냥 밴쿠버 말고 콕 집어서 다운타운. 근데 20년이나 떠나 있었으니 요즘 다운타운 분위기를 전혀 모르겠어서 물어보는 거야. 위험하진 않은지, 너무 시끄럽진 않은지.

후보지는 키칠라노 해변쪽이랑 그랜빌, 예일타운. 조건은 공원 가깝고 장보기가 걸어서 가능할 것. 형태는 콘도 생각 중이고, 콘도를 추천해줘도 되고 동네를 추천해줘도 된대. 20년 전엔 랍슨스트릿에 살았는데 재밌고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한국도 자주 왔다갔다하면서 살고 싶다는 게 마지막 조건. (공항 접근성까지 계산에 넣은 그림인듯)

솔직히 그림 자체는 부럽다. 차 없이 걸어서 다 해결되는 삶은 이 동네에서 다운타운이 거의 유일한 정답이고, 자식 독립시키고 사업 정리하고 걸어서 커피 마시러 가는 노후라니 이건 그냥 성공한 인생 아님. 다만 랍슨스트릿의 그 기억을 그대로 들고 오시면 좀 곤란해.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바뀌는데 랍슨은 이제 '재밌는 동네'보다는 '관광객 반, 공사장 반'에 가깝거든.

그리고 후보 셋을 나란히 놓은 게 좀 귀여운데, 그랜빌스트릿은 진짜 말리고 싶다. 금요일 새벽 두 시에 창밖에서 벌어지는 라이브 공연 무료로 관람하게 됨. 조용하고 공원 가깝고 장보기 편한 조건이면 답은 사실상 하나로 좁혀지는 그림이야.

댓글도 몇 시간 만에 쭉 달렸는데 결이 거의 비슷해. 그랜빌은 밤 되면 클럽거리라 잠 포기해야 한다는 반응이 제일 먼저 나왔고, 조건 그대로 맞추려면 예일타운이나 코울하버 쪽이 낫다는 얘기가 이어졌어. 키칠라노는 분위기 좋고 해변 끼고 있어서 최고지만 엄밀히 다운타운은 아니라 다리 건너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콘도 볼 거면 시세만 보지 말고 스트라타피랑 특별부과금 히스토리부터 확인하라는 현실 조언, 한국 자주 왕복할 거면 관리 잘 되는 건물로 가야 비워두고 다녀도 마음 편하다는 경험담도 붙었더라.

댓글 쭉 보니까 다들 말리는 게 아니라 '방향은 맞는데 디테일을 고쳐라'에 가까워서 훈훈하더라. 어차피 몇 년 뒤 얘기라 지금부터 동네 답사하면서 천천히 고르면 되는 거고. 다만 그때 가서 매물 보고 가격표에 한 번 놀라는 이벤트는 예약돼 있는 느낌. (그래도 결국 예일타운 어딘가에서 강아지 산책시키고 계실 것 같음)
ㅌㅌㅌㅋ •525
댓글 5
그랜빌 사는 거 진짜 비추. 새벽 두 시에 소리 지르는 사람들 목청이 창문 뚫고 들어와서 알람이 필요가 없어짐
ㄱㅍ •
다들 예일타운 예일타운 하는데 저는 반대요. 은퇴하고 조용히 살 거면 오히려 다운타운 말고 노스밴이나 웨스트밴이 훨씬 낫습니다. 공원 가깝고 장보기 걸어서 되는 동네 거기도 많아요. 다운타운은 관리비 내고 소음 사는 구조라..
ㄷㅂ •
    
이거 다운타운 한번 살아보고 질려서 넘어간 사람 말투 같은데 ㅋㅋ 관리비 내고 소음 산다는 표현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지. 근데 노스밴 미는 거 보면 지금 차 있는 상태로 사시는 듯?
ㅁㅁㅋㅁ •
    
맞아, 노스밴은 차 없으면 낭만이 바로 환승 두 번짜리 현실로 바뀜. 다운타운 소음 피하다가 이동시간을 관리비처럼 내는 셈이지
ㅇㅇㅈㅇ •
20년 전 랍슨 기억으로 오시면 충격 좀 받으실 듯 ㅋㅋ 그래도 도전 정신 응원합니다
ㄴ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