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술자로 일하는 남친 때문에 답답하다는 여자친구분 글 봤는데 읽다가 진짜 속이 터지더라. 남친분이 다니는 전기회사가 직원 대부분이 백인인 곳이래. 처음부터 대놓고 욕하고 그런 건 아니고 은근한 따돌림, 미묘한 인종차별이 계속 이어졌다고 함. 그렇게 2년차를 꽉 채워서 이제 시뇨리티도 쌓였는데 정작 현장 가면 백인 1년차 애들보다 중요도 낮은 일만 돌아온대. 잡일이란 잡일은 다 짬처리로 넘어오고.
남친분은 진짜 열심히 일하고 더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인데 기회 자체가 안 오니까 힘들어한다는 거야. 트레이드는 어깨너머로 배우고 손에 익히는 게 전부인 직종인데 계속 자재 나르고 청소만 시키면 실력이 늘 수가 없지. 심지어 이 회사에서 똑같이 당하다가 얼마 전에 흑인 동료분 한 분은 아예 그만뒀다고 함. (한 명이 아니라 패턴이라는 소리)
그래서 고민이 회사를 옮기면 나아질까, 아니면 어딜 가도 똑같을까라는 거. 직종을 바꾸자니 이미 2년차까지 끝내놔서 그것도 아깝고. 건설 경기까지 안 좋은 타이밍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듯.
2년 버틴 사람한테 1년차보다 못한 일을 주는 건 실력 평가가 아니라 그냥 메시지 전달이잖아. 너는 여기 사람 아니라는. 그리고 이게 제일 악질인 게 티 안 나게 한다는 거야.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니니 신고할 건덕지도 애매하게 만들어놓고 사람 기만 죽이는 방식. 유치하다는 표현 쓰셨던데 유치한 게 아니라 그냥 못된 거다.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담이 꽤 올라왔어. 회사 바꾸면 확실히 다르다는 얘기가 제일 많았고, 특히 유니온 쪽으로 가면 일 배분이 문서로 남아서 대놓고 짬처리 하기 어렵다는 조언이 있었음. 반대로 어딜 가나 어느 정도는 있다, 대신 정도 차이가 크니까 사람 괜찮은 팀 만나는 게 전부라는 현실적인 댓글도 보이고. 그만두기 전에 지금 회사에서 시킨 일들 날짜별로 기록해두라는 조언도 있더라.
결국 제일 많이 나온 결론은 '거기 붙잡고 있어봤자 실력 못 늘고 자존감만 깎인다'는 거였어. 그만둔 동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이기도 하고. 아까운 건 2년이 아니라 앞으로 여기서 더 버릴 시간 아님? 티켓만 손에 쥐면 회사는 옮겨다니면 되는 거니까 남친분이 좋은 팀 만나서 제대로 배우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