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 야외영화에서 혼자 엔딩 본 썰
“영화 끝나자마자 다들 그렇게 빨리 집에 가는 거야?” 오늘 알바 끝나고 써리 공원에서 무료 야외영화를 봤어. 캐나다 온 지 석 달 만에 처음 해본 문화생활이라 괜히 팝콘도 챙기고 자리도 앞쪽에 잡았지. 주변은 친구랑 가족 단위인데 나는 돗자리 한 귀퉁이와 단둘이 관람함. 구성원 배치가 좀 슬펐음.

영화가 끝난 밤 10시 21분, 기온은 11.1도였고 하늘은 맑더라. 다들 웃으면서 돌아가는데 직원 숙소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니 갑자기 한국 친구들이 생각났어. 단체 채팅방에 사진을 올렸더니 답장은 없고 읽음만 늘어남. 시차가 아주 성실하게 외로움을 배송해 줌.

그래도 모르는 아저씨가 남은 핫초코를 건네줘서 조금 위로받았어. 맛은 미지근했지만 마음은 뜨끈했다. 다음엔 혼자라도 엔딩 크레딧까지 또 버텨볼 생각이야.
ㅈㅅㅅ •431
댓글 4
핫초코 주신 분 덕분에 결말이 너무 쓸쓸하지는 않았네요. 다음 관람에는 좋은 일행도 생기실 겁니다
ㅊㅁ •
시차 배송 속도 미쳤네. 그래도 무료영화에 핫초코면 오늘 문화생활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ㅇㅈ •
혼자인데도 굳이 앞자리부터 맡아뒀다는 거 보면, 사실 기대가 제일 컸던 사람 아니었을까 싶네요. 시차가 배송해준 건 외로움인데, 정작 위로는 낯선 아저씨 핫초코가 더 빨리 도착했다는 게 묘하게 짠하네요
ㅋㅅㅅ •
    
이민 초반엔 앞자리가 기대석이면서 외로움 지정석이더라. 그래도 현지 적응은 핫초코처럼 미지근하게 와도 오래 남음
ㄴㅈ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