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다음 주에도 이 시간에 나오세요?” 오늘 오후 3시 반쯤 랭리 놀이터에서 처음 본 캐나다 엄마가 물어보시더라고요. 아이들은 벌써 술래잡기 동맹을 맺었는데, 저는 영어 문장 조립하느라 머릿속 로딩 중이었습니다.
캐나다 온 지 2년인데도 갑자기 대화가 시작되면 심장이 단체 줄넘기를 합니다. 게다가 맑은 날이라 방심했는데 8도라니요. 얇은 카디건 입은 저는 웃으면서 은근히 제자리 뛰기까지 했네요. 상대방은 제가 활기찬 사람인 줄 아셨을 듯합니다.
그래도 용기 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이름 철자를 잘못 저장했더라고요. 첫 문자부터 이름을 틀릴까 봐 아직 전송 버튼만 노려보는 중입니다. 그냥 “오늘 반가웠어요”라고 보내면 무난하겠죠. 이민 생활은 친구 한 명 사귀는 것도 왜 이렇게 실전 영어 시험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