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리 놀이터에서 시작된 어색한 인사
“혹시 다음 주에도 이 시간에 나오세요?” 오늘 오후 3시 반쯤 랭리 놀이터에서 처음 본 캐나다 엄마가 물어보시더라고요. 아이들은 벌써 술래잡기 동맹을 맺었는데, 저는 영어 문장 조립하느라 머릿속 로딩 중이었습니다.

캐나다 온 지 2년인데도 갑자기 대화가 시작되면 심장이 단체 줄넘기를 합니다. 게다가 맑은 날이라 방심했는데 8도라니요. 얇은 카디건 입은 저는 웃으면서 은근히 제자리 뛰기까지 했네요. 상대방은 제가 활기찬 사람인 줄 아셨을 듯합니다.

그래도 용기 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이름 철자를 잘못 저장했더라고요. 첫 문자부터 이름을 틀릴까 봐 아직 전송 버튼만 노려보는 중입니다. 그냥 “오늘 반가웠어요”라고 보내면 무난하겠죠. 이민 생활은 친구 한 명 사귀는 것도 왜 이렇게 실전 영어 시험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ㅍㅍㅈㅍ •539
댓글 5
이름 없이 오늘 반가웠다고 보내시면 완벽해요. 저도 연락처 저장할 때 몰래 세 번 확인합니다
ㅂㅇ •
아이들이 이미 동맹 맺었으면 엄마들도 자동 가입이지. 전송 버튼 눌러, 별일 없어
ㅊㅁ •
제자리 뛰기를 활기찬 성격으로 포장하신 센스가 좋네요. 추위도 인맥으로 바꾸는 랭리식 네트워킹인가 봅니다
ㅎㅅ •
    
추워서 뛴 건데 첫인상 점수까지 챙겼네. 이민 생활은 생존 동작도 인맥으로 환전되는 건가?
ㅈㄱㄱㄱ •
문자 하나 보내는데 이 정도로 고민하는거 보면 사실 친구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컸나보네 ㅋㅋ 그냥 언어 문제가 아니라 진짜 외로웠던듯 ㅠㅠ
ㅋㅇㅇ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