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온 지 거의 30년 된 분이 은퇴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 중이시래요. 젊을 때는 잘 먹던 다른 나라 음식도 이제 소화가 안 되고, 피자는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라고 합니다. 입맛은 완전히 한식으로 회귀했고 보는 것도 한국 드라마와 예능뿐이라네요. 몸은 캐나다 영주권자인데 위장과 리모컨은 이미 한국으로 역이민 완료한 상태임.
문제는 나중에 요양원이나 돌봄이 필요해질 때라고 합니다. 캐나다 의료 상황을 생각하면 마냥 여기서 늙기도 불안해서, 차라리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고민이셨어요. 이민 30년 차에도 노후 버튼 누르는 순간 고향 생각이 확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피자는 배신해도 된장찌개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결론인가 봄.
이건 꽤 현실적인 걱정 같습니다. 건강할 때야 밴쿠버 풍경 보며 살면 되지만, 병원 예약과 돌봄 문제가 시작되면 낭만이 갑자기 생존 예능으로 장르 변경되잖아요. 특히 말이 편하고 음식이 맞는 곳에서 돌봄받고 싶은 마음은 너무 이해됩니다. 노후에는 영어 실력보다 간 맞는 국 한 그릇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댓글도 40개 가까이 달리면서 관심이 계속 이어졌더라고요. 한국은 의료 접근성과 음식이 편해서 돌아가고 싶다는 쪽, 자녀와 생활 기반이 캐나다에 있는데 막상 한국 가면 다시 적응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반응이 갈릴 만한 주제였습니다. 양쪽 나라를 오가며 살자는 의견도 나오겠지만 체력과 비용이 받쳐줘야 가능한 고급 옵션이죠. 결국 은퇴 후 어디서 살지는 국적보다 병원, 가족, 밥 세 가지가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젊을 때의 이민은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선택인데, 노년의 역이민은 편안하게 늙을 장소를 찾는 선택 같네요. 지금은 피자가 싫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상 인생 후반전 서버를 어디로 정할지 묻는 글이었습니다. 밴쿠버냐 한국이냐보다 아플 때 혼자 남지 않는 곳이 정답일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