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스트민스터역 근처 어학원 3층, 복사기 옆 작은 상담실에 앉았습니다. 9월 27일 오후 12시 44분쯤이었어요. 가게 운영하면서 전화 영어가 늘 제자리라 큰맘 먹고 등록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남편은 타지에 있어 혼자 지내다 보니, 집에서는 영어로 말할 상대가 전기밥솥뿐이거든요.
레벨테스트 중 선생님이 제 취미를 물으셨는데 괜히 고급 표현을 써보겠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한 문장은 취미가 아니라 거의 사업계획서 발표였더라고요. 선생님 표정이 잠시 로딩 중이셨습니다. 결국 중급반을 추천받았는데 자존심이 간질거려 한 단계 높은 반으로 등록했습니다.
밖은 살짝 흐리고 6.3도라 쌀쌀했는데, 제 등에서는 식은땀이 났습니다. 집에 와서 교재 첫 장을 펼치니 모르는 단어가 단체로 환영회를 하네요. 그냥 추천받은 반으로 갈걸 싶어 후회됩니다. 환불 규정까지 읽고 있는 제 모습이 제일 영어 공부에 진심이라 더 찝찝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