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에 속도위반으로 걸린 분 이야기인데 전개가 좀 이상해요. 차 세우고 면허증 순순히 제출하고 기다렸는데, 경찰이 경찰차 안에서 10분이 넘도록 안 오더래요. 그러다 인슈런스 페이퍼도 달라고 해서 줬는데 또 10분 넘게 감감무소식. 결국 나와서 하는 말이 "지금 시스템이 안 된다"며 티켓을 바로 못 주겠으니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대요. 티켓을 처음 걸려본 분이라 원래 이렇게 허술하게 하는 건가 싶었다고 하심.
그날 저녁인가 다음날 메일로 온 티켓을 열어봤는데 이름만 본인 이름이고 나머지가 다 딴 사람이었어요. 오타 한 글자 수준이 아니라 1980년 1월 1일생이 1953년 6월 18일생으로 적혀있는 급의 완전 다른 정보. 거기에 차량 종류, 차량 번호까지 전부 본인 차가 아니었대요. 그래서 바로 든 생각이, 남의 정보가 나한테 왔으면 내 정보도 어딘가 모르는 사람한테 갔겠다는 거였고요. (개인정보 유출 복불복 게임 당첨된 셈)
바로 경찰 쪽에 클레임 넣었고, 오늘에서야 답장이 왔는데 내용이 이래요. Judicial Justice가 유죄 인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항변 사유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케줄 나는 대로 hearing 날짜를 잡아서 통보해주겠다. 티켓 하나 잘못 나왔다고 얘기했더니 갑자기 법원 소환장 느낌으로 돌아온 거죠. 재판이라는 단어 보고 심장 철렁해서 재판장 가서 대체 뭘 하는 거냐고 경험자 조언을 구하는 글이었어요.
솔직히 시스템 안 된다고 이메일로 티켓 보내는 것부터 좀 그랬는데, 그 티켓 내용이 생년월일에 차번호까지 전부 남의 것인 건 선을 넘었어요. 이건 티켓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 서류를 잘못 보낸 거잖아요. 본인 잘못 하나 없이 남의 실수 때문에 평일에 시간 빼서 법원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제일 억울할 듯. 그리고 hearing이라는 게 한국에서 생각하는 그 무서운 재판이 아니라 그냥 티켓 다퉈보는 자리라는 건 알겠지만, 처음 겪는 사람은 단어만 봐도 오그라들죠.
댓글에서는 하나같이 무서워할 일 아니라고 다독여주는 분위기였어요. 그냥 법정에서 판사 앞에서 티켓 내용이 내 정보랑 다르다고 말하면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있고, 티켓 준 경찰관이 법정에 안 나오면 그대로 기각되는 케이스가 흔하다는 조언도 있었어요. 반대로 그 잘못된 티켓 서류랑 클레임 접수한 기록, 본인 차량 등록증까지 다 프린트해서 챙겨가라는 현실적인 팁도 나왔고요.
결과만 보면 티켓 무효로 끝날 확률이 높아 보이는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멘탈이죠. 그리고 이 글 보고 진짜 신경 쓰이는 건 반대편이에요. 지금 어딘가에 이 분 생년월일과 차번호가 적힌 티켓을 받은 누군가가 있다는 거. 그 사람도 같은 심정으로 커뮤니티에 글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음. 티켓 받으면 벌금 액수만 보지 말고 내 정보가 제대로 박혀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