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열고 남은 불고기랑 김치통부터 꺼냈다. 아침 교대 끝나고 룸메가 침대를 넘겨줄 시간까지 애매하게 남아서, 식당 주방 한쪽에서 직원식을 만들어 보기로 함.
불고기에는 양파를 왕창 넣고 김치는 잘게 볶았다. 근처 마트에서 산 또띠아에 둘을 얹고 치즈까지 뿌리니 불고기 김치 퀘사디아 완성. 사장님이 처음엔 그게 무슨 조합이냐는 표정이었는데 한입 먹더니 말없이 두 조각 더 가져감. 이 정도면 합격 도장보다 정확하다.
캐나다 온 지 3개월 만에 남은 재료 처리와 직원 만족을 동시에 잡았다. 창밖은 흐리고 14.6도라 쌀쌀했지만 속은 치즈처럼 든든했음. 다음엔 고추장 소스까지 만들어 볼 예정. 밴쿠버 퓨전 요리계가 아직 나를 모르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