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너무 질겨서 결국 먹다가 포기했다는 글을 봤어. 겉으로 보기엔 완전 멀쩡한 삼겹살이었대 (눈으로 봤을 땐 비계 층도 정상이었나봄). 근데 불판에 올려도 기름이 1도 안 나왔다는 거야. 고기는 질기고 뻑뻑하고 씹을수록 턱만 운동하는 상황. 글쓴이는 삼겹살인 건 분명하다면서 ㅠ로 마무리했어.
삼겹살에서 기름이 안 나오는 건 거의 재난급이다. 삼겹살 먹는 이유의 절반이 그 지글지글하는 기름인데 그게 없으면 그냥 정체불명의 돼지 판때기잖아. 냉동 상태로 너무 오래 있어서 수분이랑 지방이 다 날아갔을 수도 있고 (냉동 화상 의심됨), 애초에 지방 적은 부위를 삼겹살이라고 팔았을 수도 있어. 어느 쪽이든 돈 내고 턱 PT 받은 건 억울할 만하다.
댓글은 11시간 전부터 1시간 전까지 꾸준히 달려서 12개나 됐더라. 내용까지는 못 봤는데 (시간만 찍혀 있었음) 다들 한마디씩 하고 싶었던 주제였나봐. 삼겹살 앞에서는 누구나 전문가 되는 게 국룰이니까.
반나절 동안 댓글이 계속 달린 걸 보면 이런 일 당해본 사람이 꽤 많은가 봐. 밴쿠버에서 삼겹살 살 땐 비계 두께랑 색깔은 꼭 확인하고 사자. 기름 안 나오는 삼겹살은 삼겹살이 아니라 그냥 삼겹살 코스프레한 무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