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디시워셔가 작동하다가 갑자기 꺼지고 물도 안 데워져서 수리기사를 불렀다는 글을 봤어. 구글에서 찾아 연락했더니 저녁 6시에 오기로 했고, 요금은 무려 시간당 85불이래. 직접 고칠 기술은 없고 괜히 건드렸다가 디시워셔를 식기 보관함으로 영구 전직시킬까 봐 그냥 기사님을 부른 거지.
겉면 패널까지 직접 열어봤는데 부서진 곳도 없고, 부식이나 탄 전선 같은 눈에 띄는 이상도 없었다더라. 문제는 10분이면 끝날 수리를 두 시간짜리 대서사시로 만들거나, 멀쩡한 부품까지 갈아야 한다고 할까 봐 걱정된다는 거야. 기사님이 공구함 여는 순간부터 과금 브금 재생될까 봐 호구 방어법을 급하게 묻는 상황임.
이건 진짜 공감된다. 밴쿠버에서 출장 수리 한 번 부르면 기계보다 통장 잔액이 먼저 수리 불가 판정받잖아. 최소한 작업 시작 전에 출장비, 최소 청구시간, 부품값, 예상 소요시간부터 확실히 물어보고 추가 작업은 승인받은 뒤 하라고 못 박아야 함. 말없이 고치게 두면 나중에 영수증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러닝타임처럼 길어질 수 있음.
댓글은 내용 대신 작성 시간만 주르륵 남아 있었는데, 10시간 전부터 22분 전까지 계속 반응이 붙은 걸 보니 다들 남의 일이 아니었던 듯해. 초반부터 댓글이 몰리고 몇 시간 뒤에도 계속 달린 걸 보면 디시워셔 수리비 앞에서 집단 트라우마가 소환된 분위기임. 정작 핵심 조언은 안 보이고 시간 표시만 남아서, 호구 방어전을 앞둔 글쓴이보다 보는 사람이 더 초조해짐.
결국 기사님이 6시에 와서 10분 만에 원인을 잡아주면 천사고, 한 시간 동안 턱만 긁으면 긴장해야 할 것 같아. 고장 난 건 디시워셔 하나인데 집주인의 의심 센서까지 풀가동되는 게 캐나다 생활의 맛이지. 오늘 저녁 결과에 따라 식기세척기가 부활할지, 설거지 담당자의 손목만 각성할지 결정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