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남편과 리치먼드 다이크 쪽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이직 준비한다고 노트북만 붙잡고 있으니 제 어깨가 먼저 퇴사를 선언할 분위기였거든요.
오후 1시 54분, 기온은 8.9도였습니다. 흐린 하늘 아래 강바람이 제 머리를 무료로 스타일링해 주더군요. 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 괜히 분위기를 잡았는데, 진흙을 밟고 미끄러져 남편 팔을 덥석 잡았습니다. 부부애가 아니라 생존 본능이었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회색 하늘도 제법 예뻐 보였습니다. 캐나다에 온 지 2년, 아직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이 살짝 흔들립니다. 새 직장도 가을바람처럼 슬쩍 다가오면 좋겠네요. 단, 면접에서 제 머리까지 바람 스타일이면 곤란하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