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23번 만에 옆집 할아버지랑 말 트는 데 성공함
인사 23번 만에 옆집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물어봄. 메이플 릿지 온 지 반년인데 그동안 이 분은 내가 Hi 하면 고개만 까딱하는 NPC였음. 대사 없는 캐릭터인 줄 알았음.

오늘 오후에 할아버지가 장작을 트럭 한 대 분량 마당에 쏟아놓고 혼자 나르고 계시길래 그냥 장갑 끼고 합류함. 취준생이라 시간은 넘쳐나거든. 40분 동안 말 한마디 없이 장작만 쌓았는데 묘하게 팀플하는 느낌이었음.

다 쌓고 나니까 갑자기 What's your name, son? 하심. 그러더니 창문에 맨날 앉아 있는 회색 고양이가 니 고양이냐고 물어보심. 알고 보니 우리 냥이는 이미 동네 인싸였음. 주인보다 먼저 데뷔함.

얘기하다 보니 은퇴 전에 물류회사 매니저였다고 하심. 나 구직 중이라니까 레퍼런스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심. 장작 쌓다가 캐나다 첫 레퍼런스 생길 각.

자정 넘었는데 뿌듯해서 잠이 안 옴. 고양이는 다 자기 덕인 줄 알고 옆에서 당당하게 자는 중.
ㄴㄴㅋ •438
댓글 4
장작 40분이면 면접 한 번 본 거나 마찬가지네요. 캐나다 할아버지들은 말보다 일하는 걸 보고 사람을 판단하시더라고요. 레퍼런스 꼭 받으세요
ㅎㄴ •
    
말 한마디 없던 40분이 사실상 현장면접이었나? 이민생활 첫 레퍼런스는 이력서보다 장작더미에서 나오네
ㄴㄴㅈ •
    
여긴 이력서보다 먼저 보는 게 손에 낀 장갑이더라. 장작더미가 링크드인보다 연결 빠름
ㅌㅌㅈ •
결론: 고양이가 영업 다 해놨고 집사는 계약서에 사인만 함. 냥이한테 츄르 보너스 지급해라
ㅍ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