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한쪽에 이불을 접어두고 사는 제 모습이 오늘따라 제법 생활력 만렙의 다람쥐 같았습니다. 오후 한 시 반쯤 잠깐 바람이나 쐬자며 포트무디 바닷가 쪽으로 걸어 나갔어요.
하늘은 맑고 기온은 9도라 햇빛만 믿었다가 귀가 먼저 겨울을 맞았습니다. 산책로에는 붉은 잎이 수북했는데, 캐나다 온 지 겨우 1년인 저보다 나무들이 이별을 더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혼자 가게와 잠자리를 오가는 생활이 갑자기 조금 서글펐습니다.
그때 바람에 날린 단풍잎 하나가 제 코트 주머니에 쏙 들어왔어요. 누가 넣어준 위로 같아서 챙겨 왔는데, 가게에 도착하니 잘 마른 낙엽이 계산대에 부스러졌습니다. 감성은 짧고 청소는 길더군요. 그래도 오늘은 그 바스락거림 덕분에 덜 외로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