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38분, 친구랑 집 근처 작은 일식집에 들어가 우동 두 그릇을 시켰다. 오후에 한인식당 알바가 있어서 아침만큼은 남이 해준 밥을 먹자는 장대한 계획이었다. 가격은 한 그릇에 12달러. 밴쿠버 물가 기준으로 지갑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
그런데 주문받던 직원이 한국어로 “김치 필요하세요”라고 물었다. 내가 너무 반가워서 “네, 많이요”라고 답했더니 우동보다 김치가 먼저 산처럼 나옴. 알고 보니 사장님이 한국 분이셨다. 캐나다 온 지 1년 만에 우동집에서 김치 인심을 만날 줄은 몰랐다.
친구는 국물 한 숟갈 먹고 해장 완료라며 감탄했고, 나는 맑은 아침 햇빛 받으며 김치까지 싹 비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엔 13도라 살짝 쌀쌀했는데 배 속은 전기장판 켠 것처럼 따뜻했다. 오늘 알바에서 손님 반찬도 한 번 더 챙겨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