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식당 리뉴얼 오픈 후기 글 하나 떴는데 읽다가 손에 땀 났어. 글쓴이는 원래 그 집 케이터링도 쓰고 집반찬도 사다 먹던 단골이었대. 사장님 친절하고 맛도 좋아서 뷔페로 확장했을 때 자기가 더 기뻤다고. 그래서 리뉴얼 소식 듣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가족들 끌고 조용히 방문했다는 거야.
음식은 여전히 맛있었다는데 문제는 홀이었어. 옆 테이블 여성 단체 손님들은 음식 기다리다가 다 못 받고 술만 들이켜다 결국 맘 상해서 그냥 가버렸대. (서버들끼리 주문 확인 안 돼서 손님 앞에서 언쟁까지 났다고 함) 또 다른 테이블은 식사 다 끝났는데 안 나온 음식 그 자리에서 취소하고 퇴장. 글쓴이 테이블도 반찬도 물도 세팅 안 된 상태에서 국밥이랑 제육 중 한 개만 덩그러니 놓고 가고, 밥은 여러 번 말해서 한참 뒤에 겨우 받았다는 거야.
제일 웃긴 건 반찬 복불복. 누구는 8첩 누구는 7첩, 국도 글쓴이가 달라고 말해서 나중에 챙겨 받았대. 근데 제일 늦게 들어온 손님들은 반찬에 메인까지 풀세팅으로 깔끔하게 받고 있었고. 그걸 눈앞에서 보는데 아쉬운 소리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지. 그런데도 서버 중 아무도 죄송하다 한마디가 없었대.
하이라이트는 제육 수레야. 남은 제육이 갈 데가 없다고 수레 밀고 홀을 돌아다니다가 '어차피 누군가는 시킨다'면서, 새로 들어온 손님이 주문하는 말 끝나기도 전에 바로 그 제육을 넘겨줬다는 거지. 그 장면 보면서 글쓴이는 '내 국밥도 저렇게 던져진 거 아닐까' 싶었다고. (적어도 주방 한번 들어갔다 반찬이랑 같이 나오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님?)
글쓴이 톤이 악의가 1도 없어서 더 설득력 있었어. 주문 책임자, 서빙, 뒷정리, 기본 반찬 담당 이렇게 역할 나누고 오더 체계 좀 잡으시라고 운영 컨설팅 수준으로 적어놨더라. 사장님은 주방에만 계셔서 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디테일하게 썼다는 말에서 진심이 보였고. 프로모션 가격 착해서 손님 몰릴 텐데 이 상태로 가면 그동안 쌓은 평판 다 날아간다는 걱정, 저거 진짜 단골만 할 수 있는 말이야. (케이터링 뷔페만 하다 홀 운영은 완전 다른 종목인 거 맞음)
댓글은 생각보다 훈훈했어. 가오픈 기간이니까 이 정도 디테일한 피드백은 사장님한테 돈 주고도 못 사는 거라는 반응이 제일 많았고, 자기도 갔는데 음식은 진짜 맛있는데 주문이 공중분해됐다는 목격자 댓글도 붙었어. 반대로 사람 못 구하는 시기에 너무 깐깐하다, 조금 기다려주자는 의견도 있더라.
결국 이 글은 저격이 아니라 응원 섞인 생존 보고서 같은 느낌이야. 맛은 이미 검증된 집이니까 홀에 오더 관리할 사람 한 명만 제대로 세우면 바로 정리될 문제고. 다만 제육 수레는 좀 치우자. 손님들이 제육 재고 순환 과정을 라이브로 관람하면 안 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