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퀴틀람에 볼일 보러 갔다가 저녁 먹을 곳을 찾던 부부가 처음 보는 중국집 왕비성에 들어갔대요. 구글 평도 괜찮았고, 저녁 6시가 조금 넘었는데 손님은 한 테이블뿐이었다고 합니다. 큰 기대 없이 짜장면, 짬뽕, 탕수육 콤보 A를 주문했는데 첫입부터 계속 “와, 여기 진짜 맛있다”를 반복했다네요. 기대치를 낮췄다가 미각이 갑자기 멱살 잡혀 올라간 상황임.
짬뽕은 야채와 해산물 양이 적당하고 불맛이 제대로인데 맵기도 과하지 않았대요. 탕수육은 찹쌀 튀김옷에 간이 잘돼 있고 고기가 두툼한 데다 잡내도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남은 걸 포장해 다음 날 전자레인지에 돌렸는데도 누린내가 없었다니 탕수육 내구도 테스트까지 통과함. 짜장면도 밴쿠버식 달달 폭격이 아니라 덜 달고 춘장 맛이 진해서 좋았다고 해요.
이 부부가 스스로 미식가는 아니라고 했지만, 밴쿠버 식당을 꽤 많이 돌아다닐 정도로 음식을 좋아한다더라고요. 그런 두 사람이 밴쿠버에서 가본 중식당 중 손에 꼽힐 정도라고 했으니 표현이 꽤 진심입니다. 서버로 응대한 여성분은 사장님처럼 보였고 무척 친절했대요. 새로 생긴 곳인지 물어보니 오픈한 지 몇 달 안 됐다고 감사 인사까지 하셨다네요.
맛있게 먹고 끝낸 게 아니라 손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후기를 남긴 것도 괜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맛없는 집은 영수증과 후회만 남기는데, 맛있는 집은 갑자기 손님이 홍보팀장으로 전직하게 됨. 특히 6시 넘어서 한 테이블이었다는 대목에서 괜히 왕비성 지켜 모드 켜지네요. 코퀴틀람 근처에서 짜장, 짬뽕, 탕수육 삼대장 찾는 분들은 한 번 저장해둘 만하겠습니다.
댓글 내용 자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12시간 전부터 2시간 전까지 반응이 계속 이어졌더라고요. 초반 몇 시간 동안 연달아 댓글이 붙었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반응이 추가된 걸 보면 다들 왕비성에 관심은 생긴 분위기입니다. 메뉴 설명을 이 정도로 자세히 읽고도 짬뽕 생각이 안 나면 그건 방금 식사한 사람뿐일 듯해요.
이런 신생 식당은 초반에 입소문 한 번 제대로 타는 게 진짜 중요하잖아요. 후기대로 맛과 친절이 계속 유지되면 조만간 저녁 6시에 한 테이블이 아니라 웨이팅 한 줄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때 가서 ‘예전엔 조용했는데’ 하며 고인물 행세하지 말고, 자리 있을 때 다녀오는 사람이 승자인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