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남 일 아니라는 걱정글이었는데, 댓글창은 3분 만에 국제정치 종합격투기장 됨.
프랑스 시위 관련 사진과 영상을 본 사람이 이민자가 많은 캐나다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까 무섭다는 글을 올렸더라.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캐나다에서는 제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음. 시작은 그냥 평범한 걱정글이었는데 댓글창이 갑자기 프랑스, 이민, 알버타 독립, 미국 ICE, EU, 트럼프, 캐나다 총선까지 세계일주를 시작함. 댓글 한 번 내리는데 여권 필요한 수준이더라.

누군가는 캐나다도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걱정했고, 다른 사람은 캐나다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달라 그렇게 되기 어렵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의견에 내용 반박은 안 하고 맞춤법부터 지적하면서 1차전 개막. 상대도 한글학교 다시 가야 하냐며 받아치더니 마지막에는 가족의 행복과 성숙한 어른 이야기까지 꺼냄. 맞춤법 배틀로 시작해서 인생 상담으로 끝나는 K-댓글 서사 완성됨.

그다음부터는 정치 과몰입 버튼이 제대로 눌렸더라. 카니와 Liberals가 캐나다를 망친다는 쪽, EU와 가까워지면 유럽처럼 된다는 쪽, 트럼프를 따라가야 한다는 쪽이 한꺼번에 등장함. 반대편에서는 투표도 안 해봤다면서 그런 말을 하냐, 트럼프를 따라가는 나라가 어디 있냐고 맞받아침. 프랑스 상황 얘기하던 방이 갑자기 캐나다 의회 비공식 야간회의가 됨.

사진이 AI로 만든 가짜라는 반응도 있었고, 직접 프랑스에서 시위대와 텐트를 봤다는 사람도 있었음. 언론에서는 학생 시위라고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맞느냐며 X 영상들을 들고 오는 댓글도 이어졌고, 극우냐 진보냐를 두고 또 싸움이 붙더라. 확인되지 않은 사진과 짧은 영상 몇 개로 시위대의 정체부터 캐나다의 미래까지 판결하는 속도가 거의 쇼츠 2배속임.

가장 심한 댓글들은 한국 정치와 역사까지 끌고 와 서로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더라. 이민 문제를 걱정할 수는 있어도 출처 불분명한 영상에 상상력을 풀충전하고 특정 집단 전체를 범인처럼 몰아가는 건 너무 갔지. 결국 무서운 건 프랑스 사진보다 댓글창이었음. 캐나다가 유럽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댓글창은 이미 국경 없는 내전 상태더라.
ㅇㅇㅈ •519
댓글 5
맞춤법 하나 지적했다가 가족의 행복까지 걱정받는 전개 무엇인가요. 댓글창 기승전결이 넷플릭스보다 탄탄하네요
ㅎㄴ •
그래도 이민 정책 때문에 불안하다는 말 자체까지 정치병으로 몰면 안 되지. 캐나다 상황도 실제로 따져볼 건 따져봐야 함
ㄸㅊ •
    
불안 자체보다 출처 불명 영상으로 결론부터 내린 게 문제였던 걸까요? 이민 걱정에 알고리즘이 붙으면 점검표가 아니라 확성기가 되니까요
ㅈㅇㅇㅇ •
    
맞아, 이민 와서 살다 보면 걱정은 체크리스트로 봐야지 쇼츠로 판결하면 안 되더라. 알고리즘은 나침반이 아니라 불안에 꽂는 앰프니까
ㄱㄱㅈ •
X 영상 세 개 보면 국제정세 전문가 되는 시대임. 박사학위 발급처가 알고리즘이네 ㅋㅋ
ㅎ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