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 주정부 선거 끝나고 '보수당이 이겼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분 포인트는 딱 두 개였어요. 길거리 마약 문제랑 학교 성교육 커리큘럼. 이 두 개만 정리돼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톤이었습니다. (실제 의석 최종 집계는 당시 재검표까지 갈 정도로 초박빙이었어서, 결과는 각자 다시 확인해보시는 게 좋음)
그러니까 바로 댓글에서 '공약이 뭔지 알 수 있나요?'가 달렸고, 어느 분이 아주 성실하게 브리핑을 해주셨어요. 복지 혜택은 영주권자·시민권자 우선으로 정리, 해외 투자 다시 끌어오기, 성교육이랑 노숙자 문제 손보기, 세금 인하. 여기에 석유랑 천연자원 생산량 2~3배 늘리기까지 붙었습니다. 부동산은 정부 개입 빼고 규제 완화해서 시장이 가격 찾아가게 유도하는 방향이라고 하고요.
하이라이트는 그 뒤였습니다. ICBC 말고 민영 자동차 보험도 허용, 공공 의료 외에 사립 의료 시스템도 허용. 공약대로만 가면 차이는 확실히 있을 거라는 설명이었어요.
솔직히 이 대목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노숙자·마약 문제는 누가 봐도 손봐야 하는 거 맞죠. 근데 ICBC랑 의료를 민간에 열어주는 건 체감이 완전 다른 얘기잖아요. 세금으로 굴러가던 걸 기업 수익 구조로 바꾸면, 결국 청구서는 창구에서 우리가 받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세금 줄여놓고 보험료랑 진료비로 돌려받는 건 할인이 아니라 결제 방식 변경 아님?
댓글들도 결이 꽤 갈렸어요. '세금으로 운영되던 걸 사기업이 돈 버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건데, 그 돈은 결국 누가 내는 거죠?'라는 팩트 질문이 하나 박혔고요. 반대편에선 '누가 하든 별 차이 없다, 다들 국민보다 당 이익만 생각한다'는 체념형 댓글, 그리고 'NDP 때문에 오렌지색 공포증 생겼다'는 분노형 댓글이 공존했습니다.
제일 뼈 때린 건 이거였어요. 어떤 분이 '100년 만의 단독 정부라 기대되지만 2년 전까지 리버럴에 있던 사람들도 섞여 있어서 걱정된다'고 하자, '비씨 리버럴이 지금 비씨 보수당 전신인데 연방 정치랑 주 정치 차이는 관심 없고 당 이름으로만 판단하시죠?'라는 답글이 달린 겁니다. 간판만 바꿔 달았는데 새 가게라고 믿는 상황 정리해준 셈이죠.
다만 댓글 후반부로 갈수록 성교육 얘기가 성소수자 자체를 '거세하라, 유배 보내라' 수준으로 번지는데, 이건 교육과정 비판이 아니라 그냥 혐오입니다. 애들 교육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문장을 애들이 읽으면 뭘 배울지도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결국 이번 선거 반응은 정책 토론보다 '누가 싫은지' 투표였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간판 색깔에 환호하기 전에 ICBC 민영화랑 사립 의료 항목부터 저장해두는 게 현실적이에요. 2년 뒤 보험 갱신 고지서 받고 '이건 공약에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글이 또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