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들 데리고 기사식당 갔다가 제대로 빈정 상한 사람 글이 올라왔어. 본인 포함 7명이 우르르 몰려가서 $9.99 제육볶음 세트 4개를 시키고 다른 요리도 3개나 더 시켰대 (7명이 7메뉴면 사장님 입장에선 꽤 효자 테이블이었을듯). 제육은 4개 다 잘 나왔어. 근데 메뉴 사진에 있던 반찬 세트가 4개가 아니라 딱 2개만 나온 거야.
그래도 리필하면 되겠지 싶어서 일단 그냥 먹었대. 근데 막상 리필 요청하니까 김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거야. 그럼 주문받을 때 반찬이 2세트밖에 안 나온다고 미리 말해주든가 싶어서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했대. 한국말로 나서볼까 하다가 일단 참고 지켜보기로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치밖에 없다던 반찬이 다른 테이블엔 멀쩡히 나가더래 (그 테이블은 한국인 손님이었나봄).
결국 기사식당 다시는 안 가고 친구들도 말릴 거라고 선언했어. 한국인 아닌 손님은 무시하고 밴쿠버 사람들 한 번씩만 와주면 된다는 식으로 장사하는 곳은 널리 알려야 한다면서, 본인은 한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외국인 친구는 자기네 그룹에 올리기로 했대. 한국어 서버랑 영어 서버에 리뷰가 동시에 출격한 거지.
이건 반찬 몇 접시 문제가 아니야. 리필이 안 되면 안 된다고 하면 끝인데, 없다고 해놓고 옆 테이블엔 내준 건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 9.99가 혜자인 건 맞는데, 싸다고 차별까지 세트로 끼워 파는 건 아니지. 같이 간 외국인 친구들 앞에서 한국인 혼자 그 장면 보고 있었을 거 생각하면 대리 민망함이 MAX다.
댓글은 역시 반반으로 갈렸어. "9.99면 혜자다 진상 부리지 말고 그냥 먹어라" 파가 꽤 많았고, 4인분 반찬을 그릇 두 개에 나눠 담은 거고 리필은 김치만 된다는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면서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정리한 분도 있었어. 반대쪽에선 "싸면 차별당해도 입 닫고 감사하며 먹어야 되냐"는 반박이 나왔고, 본인도 며칠 전에 갔는데 반찬은 한 젓가락 분량에 리필은 안 된다고 하더라는 경험담도 붙었어. 가격 문제가 아니라 차별 문제라는 논문급 장문 댓글도 있었는데, 거기 달린 답이 "너무 길어서 읽기 귀찮음"이라 웃참 실패했어 ㅋㅋ
9.99라는 가격표가 블랙홀처럼 논점을 전부 빨아들이는 중이야. 근데 핵심은 반찬 개수가 아니라 '없다던 반찬이 옆 테이블엔 있었다'는 그 한 장면이잖아. 메뉴판에 리필 규칙 한 줄만 써 붙였어도 이런 대참사는 없었을 거야. 이번 일 이후로 사장님이 안내 문구부터 붙이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