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7대째 살고 있는데 아직도 정착민이면 대체 언제 원주민 되냐
캐나다에서 214년이나 살았고 나 자신이 5대손, 우리 손주들은 7대손이거든? 근데 아직도 사람들이 나보고 ‘식민주의자’, ‘정착민’이라고 부르는 거 이거 맞냐. 물론 캐나다 원주민들이 겪은 역사적 불의는 부정할 수 없고, 그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건 백번 맞는 말이지.

근데 내 역사도 좀 얘기하고 싶다고. 우리 조상님은 1811년에 스코틀랜드에서 17살 나이로 혼자 캐나다에 왔어. 그땐 스코틀랜드가 워낙 척박해서 먹고살기 힘드니까, 전 세계로 흩어져 살 길을 찾던 시절이었지. 그렇게 캐나다에 와서 군인으로 복무도 하고, 600km를 걸어서 땅을 개척하고 집을 지었어. 그 집이 1980년대까지 우리 가족 소유였다니까? 난 이런 우리 가족의 역사가 너무 자랑스러워.

요즘 캐나다에서는 ‘진실과 화해’(과거사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를 보상하려는 캐나다 정부의 정책)를 외치면서 비원주민의 역사는 모조리 ‘도둑질의 역사’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단 말이야. 내가 우리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면 무슨 문제 있는 사람처럼 취급받는 거지. 원주민들의 분노는 정당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모든 역사를 죄인 취급하며 속죄만 강요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이런 식의 접근은 화해가 아니라 오히려 분노랑 반감만 키울 수 있다고 봐.

우리 가족이 여기서 산 세월이 214년이야. ‘태곳적부터’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 시간이면 뭔가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도대체 언제쯤이면 나도 ‘정착민’이 아니라 그냥 캐나다 사람, 이 땅의 주인으로 불릴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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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정말 잘 쓰여진, 생각이 깊은 글이네요. 화해를 위한 대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제 생각과 많은 부분이 일치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양측의 감정적인 부분과 사려 깊은 목소리들이 뒤섞여 있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R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