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1989년에 있었던 엑손 발데즈 기름 유출 사고 알아?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로 가던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혀서 기름 258,000배럴을 바다에 쏟아부은 사건인데, 그야말로 환경 대재앙이었지. 해양 조류 10만 마리, 해달 2,600마리, 범고래 떼의 3분의 1 이상이 죽고, 해안선 750km가 오염됐어. 20년이 지나도 피해 복구가 안 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요즘은 기술도 좋아지고 유조선도 이중 선체에 예인선까지 붙어서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대. 실제로 지난 5년간 유조선 유출 사고 비율이 오히려 늘었다고 하더라고. 한 연구팀이 분석해 보니까, 앞으로 50년 안에 BC주 해안에서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가 터질 확률이 무려 43%에서 75%나 된다는 거야. 진짜 어마어마한 확률 아님?
만약 사고가 터지면 피해액이 최대 47억 달러(약 6조 5천억 원)에 달할 수 있는데, 보상금으로 마련된 돈보다 30억 달러나 많은 금액이래. 결국 그 차액은 우리 세금으로 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소리. 기름 운반하는 회사들은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거든.
이런 무시무시한 위험 때문에 캐나다 연방 정부가 BC주 북부 해안에 유조선 운행을 금지했는데, 최근 앨버타주랑 연방정부가 에너지 협약을 맺으면서 이 금지 조치가 풀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건강한 바다가 생계 수단인 해안 원주민들을 포함해서 BC 주민들이 지금 엄청 걱정하는 이유야.
근데 웃긴 건, BC주 해안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앨버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비용도 저렴하고 위험도 낮은 대안이 있다는 거지. 바로 기존에 있던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확장하는 거야. 이걸로도 충분히 앨버타에서 생산하는 석유를 감당할 수 있대. 굳이 미국 눈치 보면서 새 파이프라인을 짓는 것보다, 그냥 있는 거 확장해서 쓰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거지.
결론은 명확해. 유가도 불안정하고 석유 수요도 줄어드는 마당에, 더 좋은 대안이 있는데 굳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BC주 해안을 위험에 빠뜨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길이 뻔히 있는데 왜 돌아가려는지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