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18도 찍은 캐나다 근황
산타 할아버지가 밴쿠버에 오시면 옷차림 때문에 좀 뻘쭘하실 수도 있겠네.

최근 BC주 남부 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더니, 월요일에는 BC주 28개 지역에서 12월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해. 밴쿠버는 15.7도까지 올라가서 1962년에 세워진 13.3도 기록을 가뿐하게 넘었고, 캠룹스는 무려 18.6도를 찍어서 1962년 기록인 13.3도를 그냥 박살 내버렸어. 완전 봄 날씨 아니냐고.

이 모든 게 ‘대기천’(Atmospheric river: 대기 중에 강처럼 수증기가 길고 좁게 분포하는 현상)이라는 녀석 때문이라는데, 얘가 엄청나게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BC주 남서부 내륙으로 끌고 왔다는 거지. 어떤 곳은 하루에 100mm 넘는 비가 왔고, 스쿼미시 지역은 거의 200mm 가까이 쏟아부었다더라.

전문가들은 이런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지 않는 한 농작물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보면서도,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야. 12월 내내 따뜻해서 높은 고도까지 얼지 않으면, 눈이 쌓이지 않아서 봄에 가뭄이 올 수 있거든. 또 기후 변화로 겨울이 따뜻해지다가 갑자기 한파가 닥치면 농작물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대. 실제로 작년에 갑작스러운 한파로 BC주의 복숭아랑 와인 포도 농사가 완전 망했었잖아.

과학자들은 하루 따뜻했다고 이걸 전부 기후 변화 탓으로 돌릴 순 없지만, 앞으로 BC주의 겨울이 더 따뜻해지고 눈도 적게 올 거라는 예측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일 수 있다고 말해. 한마디로 이건 미래의 예고편이라는 거지. 게다가 날씨가 변하면서 예전에는 추워서 못 살던 해충들이 BC주로 넘어와서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야.

그래도 다행인 건 이번 주 말쯤이면 기온이 다시 평년 수준으로 돌아올 거라는 소식. 밴쿠버는 낮 최고 기온 6도, 밤 최저 기온 1도 정도로 예상된대. 주말 밤에는 고지대에 눈이 날릴 수도 있다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해 봐도 되려나?
views106commentslike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