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방 구하기가 얼마나 헬(Hell)인지 보여주는 기막힌 사연이 있어. 카메룬에서 온 유학생 Hansley가 킹 에드워드 애비뉴 쪽에 월 700불짜리 방을 구했는데, 화장실 곰팡이에 물 새는 건 기본이고 벽까지 너덜너덜한 곳이었어. 근데 두 달 뒤에 집주인 행세하던 사람이 갑자기 월세를 두 배로 올리더니, 돈 없으면 생판 모르는 남이랑 한 방을 쓰라는 거야.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낯선 사람이랑 룸메이트가 됐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룸메는 밤새 통화하고... 진짜 스트레스 받아서 미쳐버리는 거지.
알고 보니 그 집주인 행세하던 사람은 진짜 주인이 아니라 “헤드 테넌트(Head Tenant)”였어. 일종의 전대차 계약인데, 이렇게 되면 세입자 보호법(RTA) 적용을 못 받아서 월세를 막 올려도, 쫓아내도 법적으로 따질 곳이 없어. 이걸 전문으로 하는 “Sunwise”라는 관리 업체도 가관이야. 철거 직전의 다 쓰러져가는 집들을 위탁받아서 세입자를 채워 넣는데, 집주인들은 덕분에 빈집세(Speculation Tax) 피해서 좋고, 업체는 수수료 챙겨서 좋은 거지. 홈페이지에는 무슨 “빈 공간을 활기찬 임대 공간으로” 바꾼다면서 포장해놨던데, 실상은 호러 영화 세트장 같은 곳에 사람 살게 하는 끔찍한 혼종의 비즈니스 모델 아니냐?
심지어 거실에 가벽 세워서 방 만들고, 침대 3개씩 쑤셔 넣어서 닭장처럼 살게 하는 곳도 수두룩해. Hansley가 살던 집도 방 5개짜린데 8명이 살았대. 밴쿠버 시청은 단속 인력 없다고 사실상 손 놓고 있고,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유학생이나 세입자들 몫이지. 집주인들은 개발 허가 날 때까지 뽕을 뽑겠다는 심보인데,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진짜 월세 내려고 별짓을 다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씁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