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산인 10만 8천 달러(약 1억 원)를 누나한테 보내려다가 아주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짐. 12월 8일에 아들 트레버 씨가 칠리왁 지점 TD 은행 창구 직원한테 추천받아서, 토론토에 있는 누나한테 줄 돈을 은행 수표(Bank Draft)로 끊어서 캐나다 포스트 등기로 보냈단 말이야. 추적 기능도 있는 걸로 보냈는데 이게 배달 중에 감쪽같이 증발해 버림.
캐나다 포스트는 한 달 동안 찾다가 포기했는지 “분실됐네요. 우편 요금은 환불해 드림” 이러고 끝내려 함. 아니 지금 1억이 날아갔는데 택배비 환불이 중요하냐고. 이 충격으로 혼자 사는 65세 누나는 앓아누워서 일도 못 나가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음.
근데 진짜 빌런은 TD 은행임. 트레버 씨가 “수표 재발급 좀 해줘요” 했더니 “절대 안 됨. 수표는 현금이랑 같아서 취소가 안 됨. 만약 누가 그거 주워서 쓰면 우리가 손해 보잖아?” 이럼. 그러면서 재발급받고 싶으면,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1억 원어치 집을 담보로 잡히거나 예금(GIC)을 들어서 묶어두라는 거임. 아니 지들이 우편으로 보내라며? 그래놓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는 게 말이 됨?
결국 트레버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누가 그 돈 찾아가면 내가 다 물어낼게” 하는 각서(Indemnity Agreement)에 서명했는데, 이게 기한도 없어서 재수 없으면 나중에 자식들한테까지 빚이 상속될 수도 있다고 함. 본인은 범죄자 취급받는 기분이라며 치를 떠는 중. 예전에도 비슷한 사건 있었는데 그때는 뉴스 타니까 은행이 꼬리 내리고 2년만 책임지는 걸로 봐줬다던데, 역시 대기업 상대로는 여론전이 답인가 봄. 21세기에 종이 쪼가리 하나 잃어버렸다고 전 재산 걸어야 하는 시스템 실화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