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커머셜 드라이브의 찐맛집 롬바르도스(Lombardo’s)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어. 오랜만에 와이프랑 파스타 좀 때리러 갔다가 갑자기 태국 식당이 떡하니 있어서 완전 뇌정지 왔잖아. 여기 화덕 피자가 진짜 근본 그 자체였는데, 이제 그 맛을 못 본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근데 슬픈 건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야. 2025년에 밴쿠버에서 내로라하는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어. 메인 스트리트 피자 대장 파리나(Farina)부터 시작해서, 힙스터들의 성지였던 도넛 맛집 카템스(Cartems)도 밸런타인데이에 마지막 인사를 고했지. 50년 동안 딤섬 깎던 장인 정신의 플라밍고(Flamingo), 롭슨 거리의 터줏대감 제퍼렐리스(Zefferelli’s), 차이나타운의 상징 플로타(Floata)까지... 진짜 추억의 장소들이 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어. 가스타운의 비건 성지 미트(MeeT)도 짐 쌌다더라.
바 코르소 사장님 왈, 이런 가게들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이 도시의 “머슬 메모리(Muscle Memory)” 같은 존재였다는 거야. 유행 따라 반짝하는 핫플이 아니라, 언제 가도 변함없이 반겨주는 고향 같은 곳들 말이지. 근데 이제 임대료는 미친 듯이 오르고, 인력은 구하기 힘들고, 우리네 지갑 사정은 얇아지니 사장님들도 버티다 버티다 GG 치는 거지. BC주 식당 절반이 적자 아니면 본전치기라는데 말 다 했지 뭐.
오죽하면 어떤 영화감독은 카템스 문 닫는다는 소식 듣고 마지막 날 풍경을 다큐멘터리로 남겼겠어? 진짜 좋아하던 공간이 사라진다는 건 단순히 밥집 하나 없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추억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라 더 씁쓸한 것 같아. 다인 아웃(Dine Out) 축제한다고는 하는데, 떠나간 맛집들이 돌아오는 건 아니잖아?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딱 맞는 요즘이야. 진짜 우리 단골집들 사라지기 전에 부지런히 가서 먹어주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