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밴쿠버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차털이를 하던 좀도둑이 있었어. 남의 차에서 훔친 신용카드로 월마트 가서 쇼핑도 하고 아주 신이 났지. 근데 하필이면 미국 관광객의 노트북을 훔친 게 화근이었어. 주인이 위치 추적기(디지털 트래커)로 노트북을 따라가 보니까 메이플 리지에 있는 케그(Keg) 스테이크 하우스가 나오는 거야. 훔친 걸로 칼질 좀 하려다가 경찰한테 현장 검거당했지.
근데 진짜 코미디는 이제부터야. BC주 정부가 이 도둑이 타고 다니던 2009년식 혼다 CR-V를 ‘범죄 도구’라면서 아예 뺏어가겠다고 나섰어. 민사 몰수(범죄와 연관된 재산을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압수하는 제도) 소송을 건 건데, 정부 논리가 아주 기가 막혀. 훔친 카드로 기름값(가스 카드) 2,800달러어치를 샀으니, 이 차는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도구로 쓰였다는 거야.
보통 이런 제도는 마약상의 슈퍼카나 현금 뭉치 같은 걸 압수할 때나 쓰는 건데, 고작 7,300달러(약 700만 원)짜리 중고차를 가져가겠다고 하니 정부도 참 독하다 싶어. 도둑 양반은 억울했는지 내 차 돌려달라고 이의 제기를 했다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아무튼 노트북 하나 잘못 건드렸다가 스테이크도 못 먹고 차까지 뺏기게 생겼으니 인생 참 스펙타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