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서 산부인과 문 닫음, 애는 눈치껏 낳아라?
메이플 리지(Maple Ridge)에 있는 릿지 메도우 병원(Ridge Meadows Hospital) 산부인과가 목요일부터 5일 동안 셔터를 내린다는 충격적인 소식임. 의사 선생님들이 턱없이 부족해서 2월 12일부터 17일 아침 8시까지는 여기서 애를 못 낳는다는 건데, 당장 예정일 잡힌 산모들은 멘붕 오고 다른 병원 알아봐야 하게 생겼음.

더 황당한 건 화이트 락(White Rock)에 있는 피스 아치 병원(Peace Arch Hospital)도 똑같이 5일 동안 문 닫았다가 겨우 다시 열자마자 이 소식이 터졌다는 거임. 보건 당국에서는 “잠깐 의사가 부족해서 그러니 딴 데로 가세요”라고 쿨하게 안내 중인데, 당사자들은 속이 타들어 갈 듯. 웹사이트 만들어서 상황 알려준다는데, 막상 진통 와서 전화하면 “거기 꽉 찼으니 딴 데 가세요”라며 뺑뺑이 돌릴까 봐 걱정됨.

BC주 의사 협회장 아담 톰슨 형님 말이 더 가관인데, 이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BC주 전체가 의료진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빼박 증거라네. 작년에는 시골 사는 산모들이 애 낳을 곳이 없어서 600km나 원정 출산을 떠나야 했다니, 여기가 선진국 캐나다 맞나 싶을 정도임.

가정의학과 의사들도 힘들어서 출산 진료 손 떼는 추세고, 조산사(midwives)들도 줄어들어서 남아있는 산부인과 전문의들만 업무 과중으로 죽어나고 있다 함. 인구는 팍팍 늘어나는데 의사들은 늙어가고, 갑자기 은퇴하거나 “나 못 해 먹겠다”며 쉬겠다는 사람까지 나오니까 답이 없는 상황인 거지. 병원 측에선 외국에서 의사 수입해오고 갓 졸업한 레지던트들 모셔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는데, 전문의 키우는 게 뚝딱 되는 것도 아니고 당분간은 고생길이 훤해 보임.

간호 전문 인력(nurse practitioners)이라도 더 뽑아서 급한 불 꺼보겠다는데, 솔직히 산부인과 의사 딱 한두 명만 더 있어도 이 사단은 안 났을 거라니 참 씁쓸함. 작년에 겨우 6명 충원했다는데, 1년에 800명 넘게, 하루에 두 명꼴로 애가 태어나는 병원에서 이게 무슨 일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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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이비(Eby) 주수상이 BC주 의료 시스템을 아주 멋지게 망쳐놨으니 다들 감사라도 드려야 할 판이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수천 명의 미국 의료 전문가들이 BC주로 몰려오고 있다고 자랑질하더니 그 사람들 다 어디 갔나???
GO •
우리의 “무료” 의료 시스템, 아주 마음에 드시죠?
AN •
선거 날짜만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SA •
전임 보건부 장관이 일을 워낙 못해서 의료진도 제대로 못 뽑았는데, 그런 사람을 에너지부 장관으로 다시 뽑아준 게 유머네. 혹시 우리 대신 석탄이라도 열심히 푸라고 뽑아준 거면 인정한다
J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