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청이 동네 조용한 주택가에 갑자기 6~8층짜리 아파트를 때려 짓겠다고 해서 아주 시끌시끌해. 이름은 거창하게 루퍼트-렌프루 역세권 계획이라는데, 사실상 스탠리 파크보다 넓은 땅을 한꺼번에 종상향(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것)해버린 거야. 시청에서는 아주 샤방샤방한 수채화 그림 보여주면서 홍보하는데, 실제로는 평화롭던 단독주택 옆에 뜬금없이 거대 아파트가 들어서게 생겼어.
웃긴 건 정작 동네 사람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도 잘 모른다는 거야. 공청회 공지조차 크리스마스 이브에 엉뚱한 날짜로 보내서 딱 3명만 의견을 냈대. 시청은 슬쩍 저층이라는 단어 정의까지 바꿔가면서 8층짜리 건물을 저층이라고 우기는 중이야. 8층이면 밴쿠버 아트 갤러리 두 배 높인데 이게 무슨 저층이야?
친환경 유토피아처럼 그려놓은 조감도에는 차 한 대 없고 요가하는 사람들만 가득한데, 현실은 그냥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들어올 판이라 다들 어이없어하고 있어. 전문가들도 시청이랑 건설사가 조감도로 장난질해서 시민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라고 팩폭(팩트 폭격의 줄임말)을 날리네. 땅값 비싼 밴쿠버에서 개발업자들 배만 불리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 결국 살기 좋은 동네가 될지는 의문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