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모시고 가다가 엘베 고장나서 유압절단기 부른 웨스트밴쿠버 아파트 레전드 썰
웨스트밴쿠버에 있는 지은 지 60년 다 되어가는 18층 아파트에서 진짜 아찔하고 황당한 일이 있었어. 놀랍게도 이 아파트가 무려 2년 가까이 엘리베이터를 딱 한 대만 굴리고 있었거든. 나머지 한 대는 업그레이드한다고 세워두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거지.

사건은 작년 여름에 터졌어. 구급대원들이 14층에 응급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다급하게 출동했어.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들것에 눕혀 엘리베이터에 태웠는데, 갑자기 문이 자꾸 닫히려고 하는 거야.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보호하려고 문을 힘으로 꽉 막았는데, 부품이 워낙 낡고 상태가 메롱이다 보니 문이 아예 레일에서 덜컹하고 빠져버렸어.

그 상태로 1층 로비까지 내려가는데 층마다 잠깐씩 멈추고 쇠 긁히는 소리가 끼익끼익 나고 아주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지. 결국 1층에 도착했는데 문이 꼼짝도 안 하는 거야. 안에 갇힌 구급대원들이 비상 인터폰으로 소방관에게 구조 요청을 하고, 개인 폰으로 병원에도 도착이 늦어진다고 연락을 돌렸어.

결국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조스 오브 라이프(Jaws of Life, 찌그러진 차량 등에서 사람을 구조할 때 쓰는 엄청나게 강력한 유압 절단기)까지 동원해서 억지로 문을 뜯어내고 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 무려 25분 동안이나 환자와 구급대원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서 식은땀을 흘렸던 거지.

나중에 기술안전국에서 조사해 보니까, 이 유일한 엘리베이터가 사고 나기 두 달 전부터 벌써 여섯 번이나 멈춰서 수리 기사를 불렀었대. 롤러 같은 부품이 너무 낡아서 더 이상 꽉 조일 수도 없는 노답 상태였는데 그냥 방치하며 굴렸던 거야. 낡은 엘리베이터 하나만 믿고 버티다가 하마터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거지. 평소에 건물 유지보수하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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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2월이랑 3월에 월간 점검 기록이 있으면 뭐해? 사고 나기 전 두 달 동안 여섯 번이나 고장 나서 기술자가 왔다 갔다 했다는데.

정비사가 문 궤도 잡아주는 롤러가 너무 낡아서 더 조일 수도 없다고까지 경고했는데도 다음 점검일인 7월까지 그냥 버틴 거잖아. 이건 진짜 타이어 펑크 난 차에 수리는 안 하고 공기만 계속 넣으면서 달리는 거랑 똑같은 짓이지. 당장 해당 건물 이름을 공개해서 사람들 조심하게 해야 함
PA •
글쎄요, 입주자 대표회의(Strata)가 남은 엘리베이터 한 대는 나름 신경 써서 관리한 모양인데, 나머지 한 대는 대체 왜 저 지경이 되도록 놔둔 건지 모르겠네요.

교체하려는 노력이라도 하긴 했나요? 특별 분담금이나 예비비 같은 건 제대로 준비되어 있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밴쿠버 지역에서 엘리베이터 교체 결정이 나도 실제로 공사 완료까지는 최소 1년은 걸린다는 걸 알 텐데 말이죠
PA •
이건 좀 아니지. 밴쿠버에 이런 건물들 한두 군데가 아니야. 거주자들이 엘리베이터 두 대 중 한 대만 몇 달씩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이건 명백한 안전 문제인데 제대로 지켜지는 게 하나도 없네
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