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의원 션 오어(Sean Orr)가 시장 켄 심(Ken Sim)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어.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심 시장이 중국어 매체 기자들이랑 비공개도 아니고 버젓이 공식 브리핑을 하던 중에, 오어 의원이 길거리에서 불법 약물을 뿌리고 다닌다고 아주 대차게 입을 턴 거였지.
물론 심 시장이 나중에 영어권 뉴스에 이 얘기가 쫙 퍼지니까 아차 싶었는지 자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긴 했어. 근데 오어 의원 입장에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잖아? 길거리에서 동네 사람들이나 시청 방문객들을 마주칠 때마다, 자기를 선출직 의원으로 정상적으로 볼지 아니면 시장이 만들어낸 약쟁이 범죄자로 볼지 너무 억울하다는 거지.
게다가 오어 의원은 노동자랑 세입자들을 대변하는 좌파 성향 정당 소속이고, 심 시장은 우파 성향이거든. 오어 의원은 이게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기득권층을 위해서 자기랑 서민들을 깎아내리려고 일부러 판을 짠 정치적 수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전문 변호사들 말로는 명예훼손 소송에서 사과를 하면 손해배상액을 깎는 데는 찔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과 한마디 했다고 법적 책임이 싹 없어지는 건 절대 아니래. 게다가 이 발언이 시의회 안에서 의정 활동 중에 한 것도 아니고 언론 앞에서 대놓고 뱉은 거라 정치인 면책특권(의회 내에서 한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특권) 뒤에 숨지도 못하는 상황이야.
참고로 심 시장 본인도 작년에 자기가 음주운전 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며 자기 전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거든? 자기가 고소해놓고 이번엔 반대로 고소를 당했으니 아주 꿀잼 상황이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밴쿠버 정치판이 어떻게 흘러갈지 팝콘 각 제대로 나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