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부족으로 통째로 날아갈 뻔했던 밴쿠버 ‘차 없는 거리(Car Free Day)’ 축제가 극적으로 살아남았어. 메인 스트리트랑 커머셜 드라이브에서 열리는 이 동네 핫플 행사가 요즘 미친 물가랑 운영비 폭등 때문에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취소각이었거든. 벌써 2004년부터 매년 열리던 뼈대 있는 축제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면 너무 아쉽잖아.
그런데 밴쿠버 시의회에서 무려 3만 달러(약 3천만 원)를 긴급 수혈해주기로 만장일치 결정을 내린 거지. 물론 주최 측에서 납득할 만한 재정 빵꾸 대책을 가져와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말이야.
이번 안건을 하드캐리한 루시 말로니 시의원은 우리가 그동안 이런 동네 꿀잼 축제들이나 문화 예술 단체들을 너무 공기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팩폭을 날렸어. 솔직히 차 없는 거리 열리면 동네 사람들 다 기어나와서 친목 도모도 하고 동네 상권 매출도 떡상하는데, 그동안 시에서 너무 투자를 안 하긴 했지.
마운트 플레전트 상인회 쪽에서도 행사 취소 소식 듣고 완전 멘붕왔다가 시에서 돈 줄 테니 살려보자고 하니까 십년감수했다고 하더라구. 매년 상인회 소속 가게만 100군데 넘게 참여하는데, 수십만 명이 길거리를 꽉 채우니까 이건 뭐 장사가 안 될 수가 없는 날이거든.
게다가 내년에 밴쿠버에서 열릴 피파 월드컵(FIFA World Cup) 준비한답시고 다른 로컬 행사들이 은근히 찬밥 신세로 밀리고 있는 킹받는 상황이잖아. 이럴 때일수록 우리 동네 찐 축제들을 더 챙겨야 맞지. 아무튼 올 9월 5일이랑 13일에도 길바닥에서 눈치 안 보고 맘껏 뒹굴 수 있게 돼서 완전 다행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