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밴쿠버 동네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각진 성냥갑 같은 집들 많이 보이지? 이런 다세대 주택(멀티플렉스)들 보고 동네 풍경 망친다고 한숨 쉬는 사람들 꽤 많을 거야.
근데 이런 집들 짓는데 앞장서는 브린 데이비슨이라는 캘리포니아 출신 건축가가 아주 쿨한 마인드를 보여줬어. 이 형님 왈, “멀티플렉스 중 몇 개는 좀 못생겨도 괜찮다”는 거야. 예쁘장하고 지루한 동네보다는 좀 이상하고 못생긴 집들도 섞여 있어야 찐으로 매력적인 도시라는 거지. 너무 빡빡한 디자인 규제는 오히려 건축의 재미를 죽인다고 하더라고.
데이비슨은 지금 밴쿠버가 자동차 중심의 조용한 동네에서 걸어 다니기 좋은 핫플로 진화하는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표현했어. 원래 성장통이 좀 있는 법이잖아? 자기가 지은 탄소 배출 제로의 네모 반듯한 4세대 주택도 엄청 자랑스러워하더라. 그냥 큰 집이 아니라 채광 좋은 미니 아파트로 봐달라면서 말이야.
그리고 집값 비싼 이유도 이 형님 생각은 확고해. 이민자 탓만 할 게 아니라 낡은 용도구역제(조닝 - 토지의 용도를 제한하는 제도)가 문제라는 거야. 진작에 10년, 20년 전에 이런 다세대 주택들을 지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이 사달이 났다고 안타까워하더라고.
그냥 삐까뻔쩍한 고층 빌딩만 덩그러니 있는 것보단 키칠라노(Kitsilano)나 웨스트엔드(West End)처럼 아기자기하고 사람 사는 냄새나는 동네가 훨씬 낫다며, 앞으로도 이런 집 짓기 운동인 님비(NIMBY - 내 뒷마당엔 안돼)의 반대말인 핌피(YIMBY - 내 뒷마당에 지어줘) 활동을 빡세게 할 거라고 하네. 우리 동네 풍경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팝콘 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