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 프린스조지에 있는 까마귀 구조대(Good Caws Crow Rescue)의 창립자 데이나가 돌보는 까마귀 이야기 하나 해줄게. 까마귀나 큰까마귀(Raven, 일반 까마귀보다 덩치가 큰 종)들이 원래 남의 소리나 주변 소음을 기가 막히게 흉내 내는 걸로 유명하잖아? 근데 여기서 지내는 3살배기 큰까마귀 헉슬리는 진짜 골때리는 소리에 꽂혀버렸어.
바로 데이나의 엄청 요란한 재채기 소리야. 데이나가 평소에 좀 드라마틱하게 재채기를 하는 편인데, 헉슬리가 그걸 듣자마자 ‘어? 이거 내 스타일인데? 나도 저렇게 시끄럽게 해야지’ 하고 바로 복사 붙여넣기를 해버린 거지.
그래서 요즘 아침마다 뒷마당에 앉아서 자기 이름 부르다가 갑자기 에취! 하고 엄청 큰 재채기 소리를 연달아 내는 게 헉슬리의 최애 아침 루틴이 됐어. 다행히 이웃들도 새를 좋아해서 시끄럽다고 클레임은 안 걸었나 봐.
헉슬리는 2023년에 둥지에서 떨어져서 구조됐는데, 아쉽게도 날지를 못해서 이 구조대의 영구 거주자 겸 홍보대사 마스코트로 활약하고 있어. 지능도 엄청 높고 자기주장도 완전 확실한 녀석이야.
삑삑거리는 장난감이랑 목욕하는 걸 엄청 좋아하고, 단짝 까마귀인 바비랑 노는 것도 완전 좋아해. 반대로 눈 내리거나 추운 건 극혐해서 겨울엔 무조건 따뜻한 실내로 대피한다고 하네.
게다가 재채기 말고도 자기 이름이나, 데이나가 헉슬리한테 꼬집혔을 때 하는 말인 ‘그건 좀 선 넘었지(That’s not cool)’ 같은 문장도 제법 그럴싸하게 따라 해. 종일 다른 구조된 새들한테 자기만의 옹알이로 쫑알쫑알 세레나데를 부르는 완전 매력 터지는 인싸 까마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