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밴쿠버(밴쿠버와 그 주변 도시들을 묶어서 부르는 말)에 사는 사람들 물 아껴 써야 될 타이밍이 왔어. 벌써 다음 달부터 잔디밭 물 주기 제한이 시작된대. 5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일주일에 딱 한 번만 물을 줄 수 있다는 팍팍한 소식이지.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이번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눈이 많이 안 내렸기 때문이야. 보통 봄여름에 눈이 녹으면서 식수원이 빵빵하게 채워져야 하는데, 올해 스노팩(높은 산에 쌓여서 안 녹고 있는 눈)이 평년의 55퍼센트 수준밖에 안 된대. 작년 이맘때 88퍼센트였던 거랑 비교하면 진짜 훅 떨어진 수치지.
그래서 스테이지 1 제한이 걸렸어. 일반 가정집은 주소 끝자리가 짝수면 토요일, 홀수면 일요일에만 잔디에 물을 줄 수 있어. 그것도 자동 기계는 새벽 5시부터 7시, 손으로 직접 주는 건 아침 6시부터 9시까지만 가능해. 비즈니스는 짝수 월요일, 홀수 화요일로 룰이 좀 다르니까 참고하고.
다행히 나무나 꽃, 그리고 우리가 먹을 텃밭 채소 같은 애들은 예외야. 손으로 직접 주거나 점적관수(물방울씩 똑똑 떨어뜨려 물을 주는 방식)를 쓰면 언제든 줄 수 있어. 모아둔 빗물 쓰는 것도 자유고.
날씨 더워지면 마시고 씻고 요리할 필수적인 물도 부족해질 수 있고, 강에 사는 물고기들 생태계도 지켜야 하니까 다들 협조 좀 하라는 분위기야. 게다가 스탠리 파크 쪽에 새 물 공급 터널 뚫는 공사도 있어서 물을 더 아껴야 한대. 올여름 우리집 잔디가 좀 누렇게 변하더라도 꾹 참아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