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1996년쯤 밴쿠버에서는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콘도를 사겠다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어. 당시 시행사 대표가 미안해서 초콜릿이랑 빵을 돌렸을 정도지. 그때부터 시작된 ‘선분양(아파트가 완성되기 전에 미리 파는 방식)’ 모델이 지난 30년 동안 밴쿠버에 새 집을 짓는 가장 핫한 방법이었어.
근데 영원한 파티는 없잖아? 요즘 이 선분양 시장이 완전히 죽을 쑤고 있어. 업계 사람들은 폼 다 죽었다고 팩폭(팩트 폭력)을 날리고 있지. 실제로 최근에 몇몇 대형 시행사들은 분양을 취소하고 계약금을 돌려주기도 했어.
이유가 뭐냐고? 일단 집값이랑 이자는 미친 듯이 올랐는데 월세는 떨어지고 있어서, 투자자들이 매력을 못 느끼고 다들 발을 뺀 거야. 게다가 정부가 빈집세, 단기 매매 세금, 외국인 부동산 구매 금지 같은 매운맛 규제들을 팍팍 때린 것도 컸지.
물론 이게 모두한테 나쁜 건 아니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하던 예전과 다르게, 내 집 마련하려는 찐(진짜) 실수요자들은 이제 여유롭게 비교해 보고 살 수 있게 됐거든. 외국인이나 갭투자자들이 빠지니까 경쟁이 확 줄어든 거지.
하지만 업계 윗선에서는 이런 침체가 계속되면 나중에 심각한 주택 부족 사태가 올 거라고 징징대면서, 외국인 투자를 다시 풀어달라고 정부에 편지까지 썼대. 과연 이 빙하기가 언제까지 갈지 팝콘 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