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스탠리 파크 쪽에 있는 사이와시 락 근처에서 회색고래가 평화롭게 밥을 먹고 있었거든. 며칠 전부터 이 고래가 자주 출몰해서 사람들이 해안가나 보트 위에서 구경하며 사진도 찍고 있었어.
근데 갑자기 웬 제트스키 탄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해안가 쪽으로 돌진하더니, 수면 위로 숨 쉬러 올라오던 고래랑 그대로 정면충돌해 버린 거야. 레딧(해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고래가 물기둥을 뿜어내는 순간 제트스키가 프레임 밖에서 날아와서 들이받는 게 찍혔어. 목격자들 말로는 이 사람이 사고 전부터 보트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엄청 위험하게 폭주하고 있었다고 해. 다들 ‘저러다 사고 치겠는데’ 싶었는데 진짜로 엄한 고래를 박아버린 거지.
충돌할 때 엄청 크고 둔탁한 소리가 났고, 제트스키 타던 사람은 물 위로 튕겨 날아갔어. 물에 빠져서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살려달라 소리치다가 근처 요트에 있던 사람들이 건져줬어. 결국 구급대원들이 와서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상태가 심각하지만 일단 생명엔 지장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하네. 정작 뺑소니 당한 고래가 다쳤는지는 현재 DFO(캐나다 해양수산부)에서 열심히 조사하고 있어.
참고로 캐나다 법상 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한테는 무조건 최소 100미터 이상, 고래가 쉬고 있거나 새끼랑 있을 때는 200미터 이상 거리를 둬야 하거든. 100미터면 대략 축구장 하나 길이야. 이거 어기면 최대 10만 달러(약 1억 원)까지 벌금을 물 수 있어. 바다에서 저렇게 폼 잡고 가오 잡다가 제대로 참교육 당한 셈이지. 경찰이랑 해양수산부에서 합동으로 조사 중이라는데, 피해자인 고래만 무사했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