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밴쿠버 시내 한복판 스타벅스 테라스에서 대낮에 일어났던 정말 안타까운 흉기 난동 사건 혹시 기억해? 폴 슈미트라는 아빠가 어린 딸 옆에서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가 끔찍한 참변을 당한 사건 말이야. 지금 그 사건의 재판이 한창 열리고 있는데, 범인인 고살이 사람을 찔렀다는 사실 자체는 사건 직후 경찰에게 자백을 했기 때문에 법정에서도 다툼의 여지가 없어. 지금 가장 핵심이 되는 쟁점은 과연 그가 ‘살해할 의도’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었느냐 하는 부분이야.
검찰 쪽은 사건 당시의 상황과 24초 분량의 CCTV 영상을 강력한 증거로 내세우며 2급 살인(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고의로 사람을 죽인 범죄) 유죄를 주장하고 있어. 영상에는 피해자가 다가가기도 전에 범인이 먼저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거든. 만약 2급 살인이 인정되면 자동으로 최소 10년 동안 가석방이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돼.
하지만 범인 측 변호사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형량이 훨씬 가벼운 과실치사(고의성 없이 사람을 죽게 한 범죄)를 주장하는 중이야. 범인이 평소에 앓던 조현병 약을 먹지 않아 심각한 피해망상과 환각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이나 행동의 결과를 인지할 수 없었다는 논리지. 범인 스스로도 피해자가 먼저 자기를 죽이려고 공격해서 정당방위로 방어한 것뿐이라고 우기고 있어. 게다가 칼을 들고 다녔던 이유도 예전에 공격받은 적이 있어서 호신용으로 챙겼다고 변명하네.
정말 화가 나는 건 그날 피해자는 싸움이 나기 직전에 안고 있던 아기를 약혼녀에게 건네주기까지 했다는 거야. 사랑하는 가족들 앞에서 순식간에 목과 몸통을 6번이나 찔렸는데, 법의학자 말로는 그중 여러 상처가 단번에 목숨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었다고 해. 이런 잔혹한 범죄를 단순한 정신병이나 우발적인 사고로 포장하려는 변명들이 너무 씁쓸하고 화가 난다. 부디 상식적이고 합당한 판결이 내려지길 지켜봐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