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DTES, 마약 관련 문제가 심각한 우범지역)에 위치한 2번 소방서가 요즘 출동 건수가 너무 많아서 한계에 다다랐대. 그래서 앞으로는 생명이 위급하지 않은 단순 의료 출동은 확 줄이고, 본연의 임무인 화재 진압이랑 진짜 심각한 응급 상황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어.
작년 1분기랑 비교해보면 올해 1분기 의료 관련 출동이 자그마치 102%나 뛰었다고 하더라고. 어느 날은 4개의 소방팀이 하루에 94번이나 출동해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대. 이 모든 게 멈추지 않는 약물 과다복용 사태 때문인데, 소방서장님도 지금의 출동량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못 박았어.
물론 구급차가 6분 안에 도착하기 힘든 위급한 상황이나 심정지 환자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소방관들이 달려갈 거야. 하지만 덜 위급한 의료 호출에는 구급차가 갈 때까지 소방차가 굳이 먼저 가지 않겠다는 거지. 소방관 노조 측에서도 이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특수 훈련을 받고 무거운 장비를 다루는 소방관들이 가벼운 두통 환자 옆을 지키느라 정작 대형 화재나 구조 상황에 출동하지 못하면 안 되니까 말이야.
사실 빅토리아시 소방서도 소방관들의 극심한 피로와 번아웃 문제로 얼마 전에 비슷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어. 게다가 소방서는 시 예산으로, 구급차는 주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다 보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주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면서 예산만 깎이는 상황이라 꽤 불만이 많은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