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밴쿠버 집주인들 꼼수 부리다간 100만 원 뱉어내게 생겼어. 수요일에 시의회가 세입자의 이동식 에어컨 설치를 막으면 1,000달러(약 100만 원)의 벌금을 때릴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거든.
옆 동네인 뉴웨스트민스터나 포트무디는 이미 시행 중이었는데 밴쿠버도 드디어 막차 탄 거지.
물론 건물 연식이 너무 오래돼서 에어컨 전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거나 안전상 큰 문제가 있다는 걸 전문가 피셜로 입증하면 집주인도 벌금은 면할 수 있어.
근데 이번 조치가 통과된 배경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아. 올해가 바로 2021년 BC주 히트돔(Heat Dome, 대기 상층 발달한 고기압이 솥뚜껑처럼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폭염 현상) 참사 5주기거든. 당시 주 전체에서 619명이나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고, 그중 대부분이 에어컨조차 없는 찜통 같은 실내에 있던 분들이었어.
의료계나 시민 단체들도 세입자의 냉방권 보장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어. 에어컨 틀었다고 방 빼라는 건 선 넘은 거잖아. 게다가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이런 폭염이 디폴트가 될 거라 당장 이번 달부터 또 더워질 수 있대.
그래서 밴쿠버 시의회는 주 정부 차원에서도 법을 뜯어고쳐서 집주인이나 스트라타(Strata, 캐나다의 공동주택 관리 기구)가 에어컨 설치를 절대 못 막게 하고, 실내 온도 상한선도 정해 달라고 강하게 압박 중이야. 올여름은 다들 눈치 안 보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