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바드 온 더 비치 셰익스피어 페스티벌(매년 여름 밴쿠버 바닷가 텐트에서 열리는 야외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이 벌써 37번째 시즌을 맞이했어.
이번 메인 공연은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인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헨리 4세에 나오는 뚱보 기사 팔스타프가 사랑에 빠지는 걸 보고 싶다고 특별 주문해서 만들어졌다는 썰이 있는 작품이야.
이번 밴쿠버 버전은 특별히 뮤지컬로 각색됐고, 주인공 팔스타프는 몰락한 기사가 아니라 한물간 축구 스타로 나와서 완전 꿀잼 예약이야. 돈 쪼들리는 팔스타프가 돈 많은 유부녀 두 명을 동시에 꼬시려다가 오히려 함정에 빠져서 영혼까지 털리고 참교육 당하는 내용이거든.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까지 하니까 눈과 귀가 엄청 즐거울 거야.
그리고 분위기 확 바꿔서 피 튀기는 비극 맥베스도 준비되어 있어. 이번 맥베스는 단순한 싸이코 악당이 아니라, 인간의 과한 욕망과 섣부른 선택이 어떻게 멘탈을 붕괴시키고 파국을 부르는지 딥하게 보여준다고 해. 레이디 맥베스도 무작정 악행을 부추기는 역할이 아니라, 남편을 너무 과하게 내조하다가 같이 파멸하는 부인으로 해석했다니까 완전 신선하지.
이것 말고도 그리스 고전 안티고네랑 고블린: 오이디푸스 같은 폼 미친 작품들도 줄서 있으니까 올여름엔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면서 연극 한 편 때리는 거 킹완전 강추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