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밴쿠버의 전설적인 사진작가 프레드 헤르조그(Fred Herzog)가 핼리팩스에서 엄청 기막힌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어.
빨간 코트 입은 여자가 하품을 쩍 하고 있는데, 그 옆에 꼬마가 하얀 밧줄로 문고리에 묶여 있는 거야. 색감도 쩔고 상황도 너무 웃긴 이 레전드 사진이 무려 수십 년 동안 8만 장이나 되는 슬라이드 산더미 속에 꽁꽁 숨겨져 있었다는 거 실화냐.
그러다 헤르조그 옹이 2019년에 89세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자기 아트 딜러였던 앤디 실베스터(Andy Sylvester)한테 유언 느낌으로 슬라이드 정리를 싹 다 맡겼대.
앤디는 무려 6년 동안 뼈를 깎는 고통으로 그 방대한 슬라이드를 하나하나 다 뒤진 거지. 완전 인간 승리 아니냐. 그렇게 먼지 구덩이에서 찾아낸 69장의 숨겨진 갓작들이 지금 이쿼녹스 갤러리(Equinox Gallery)에서 6월 27일까지 전시 중이라고 해.
앤디는 캄캄한 방에서 혼자 슬라이드를 넘기다 보니까, 마치 헤르조그가 옆에서 수다 떠는 환청까지 들렸대. 저 밧줄에 묶인 꼬마 사진을 보면서 헤르조그가 “저 아줌마 애가 다섯인데 막내가 자꾸 찻길로 뛰쳐나가니까 빡쳐서 그냥 문에 묶어놓고 담배 한 대 피우는 중일걸?” 하고 낄낄거리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 거지.
헤르조그는 평범한 길거리 뷰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도가 튼 찐 천재야. 오렌지색 쨍한 택시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나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이랑 삐까뻔쩍한 최신 건물이 대비되는 풍경까지, 그 사람 렌즈를 거치면 다 예술이 되더라고.
이번 미공개 컷들은 진짜 레어템(희귀한 물건)이니까, 밴쿠버 사진덕후(사진에 푹 빠진 사람)라면 이번 전시 무조건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것) 달려야 할 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