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결승전 티켓 구하려면 리셀러한테 엄청 비싸게 사야 하잖아? 뉴저지 결승전은 리셀(재판매) 가격이 무려 230만 달러(약 30억 원)까지 간다며? 심지어 공식 티켓도 만 달러(약 1300만 원)라니, 진짜 미쳤지.
근데 60년 전에는 어땠는지 알아? 내가 1966년 7월 30일에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을 단돈 1.5달러(약 2천 원)에 봤다는 거 아니겠어. 경기 프로그램 안내 책자는 25센트(약 300원)였고.
그때 영국이 앙숙인 서독을 상대로 결승에 올라갔거든. 무조건 가야겠다 싶어서 런던 신문 개인 광고란을 뒤졌어. 암표상한테 전화했더니, 원래 10실링(당시 약 1캐나다 달러)짜리 표인데 50% 웃돈을 달라는 거야. 그래도 15실링(현재 가치로 약 1만 5천 원)이면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고의 경기를 볼 수 있잖아? 당장 콜했지.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시골집에서 런던으로 수표를 우편으로 보내고 표를 우편으로 받는 쫄깃한 과정이었어. 근데 우편배달부가 금요일 아침에 기적처럼 표를 딱 가져다준 거야. 요즘 우체국이었으면 어림도 없었겠지. 16살이었던 나는 너무 좋아서 잠도 못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웸블리로 향했지.
경기장에 도착해서 10만 명 넘는 관중들이랑 잉글랜드를 외치는데 벅차올라서 눈물이 났어. 경기는 연장전 끝에 영국이 4대 2로 이겼고, 나는 환희에 차서 얼굴도 모르는 암표상한테 속으로 엄청 고마워했지.
요즘 10대들은 이런 경험 꿈도 못 꿀 텐데 말이야. 그때는 피파가 지금처럼 돈독이 올라서 평범한 팬들은 엄두도 못 낼 만큼 티켓값을 올려 받지도 않았으니까. 단돈 25센트 주고 산 프로그램 책자는 지금 예쁘게 액자에 걸려 있어.
이날의 경험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어. 월드컵 결승전 티켓도 구했는데 내가 못 할 게 뭐 있겠나 싶더라고. 축구랑 런던 암표상 아저씨가 내 인생을 영원히 바꿔버린 셈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