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월은 밴쿠버의 연극계 레전드 크리스토퍼 게이즈 할아버지한테 완전 폼 미친 달이라고 할 수 있어. 일단 본인 회고록이 방금 갓 출간됐고, 본인이 직접 세운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인 바드 온 더 비치 (Bard on the Beach)도 무려 37번째 시즌을 성대하게 시작했거든.
근데 여기서 멈추면 섭섭하지. 영국 서리 출신인 이 74세 멋쟁이 할아버지가 캐나다에서 영국 예술과 문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무려 MBE (대영제국 훈장)를 떡하니 받았다는 거 아니겠어.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갱신하고 계시는 중이야.
사실 6주 전에 벌써 이 소식을 들었는데, 국왕 생일 기념 명단이 공식 발표되는 6월 12일까지는 직계 가족 외에는 철저히 비밀로 하라는 엠바고 (보도 유예)가 걸려 있어서 입을 꾹 닫고 있어야 했대. 영국 총영사한테 훈장 수여 소식을 처음 전화로 전해 들었을 때는 너무 감격해서 벅찬 마음에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고 하더라고.
영국 언론에 서훈자 명단이 쫙 깔리고 나니까 영국 찐친들한테서 연락이 쏟아졌대. 옛날 학교 친구 하나는 “우리가 감히 너를 알다니 영광이다, 게이지. 런던으로 상 받으러 오면 버킹엄 궁전 철창 너머로라도 너님 용안 좀 뵙기를 바란다”라며 엄청 킹받게 장난을 쳤다네. 역시 찐친들 주접은 만국 공통인 듯해.
올해 MBE 수상자는 총 27명인데, 자기가 사는 곳에서 은십자 훈장을 우편배송 느낌으로 받을 수도 있고, 직접 런던으로 날아가서 찐 왕실 수여식에 참석할 수도 있대. 내년에 찰스 국왕이나 고위 왕족이 직접 준다는데, 어떤 옵션을 고를 거냐고 물어보니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가야죠. 안 가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음”이라고 대답하셨대.
물론 이 엄청난 날을 위해 킹스맨 뺨치는 삐까뻔쩍한 맞춤 정장도 한 벌 쫙 빼입을 예정이시란다. 진짜 갓생 그 자체 아니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