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길거리에 텅 빈 상가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그 팩트를 제대로 후루룩 파헤친 전문가가 있어. 75세 도시계획 전문가 루이스 실버버그 할아버지인데, 밴쿠버의 모든 상가를 구석구석 돌아보며 상권의 흥망성쇠를 연구하셨대.
요즘 동네에서 정겨운 빵집이나 철물점 찾기 진짜 힘들어졌잖아. 대신 그 자리에 대형 체인점이나 헬스장, 부동산만 떡하니 들어서고 있지. 10년 동안 독립 가게들은 13%나 줄었고, 체인점은 24%나 늘었대. 다운타운 쪽은 상가 10곳 중 3곳이 텅텅 비어있을 정도니까 심각한 수준이지.
그런데 밴쿠버 시의회에서 최근에 오크리지 파크(최고급 쇼핑몰)를 열게 해 준 것도 모자라서, 무려 17개의 새로운 고밀도 빌리지(상업 지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어. 할아버지는 이 계획을 보고 완전 헛발질이라고 꼬집었지.
상권 살리기의 국룰이 바로 ‘기존 동네 상권이랑 팀킬(내부 경쟁)하지 말 것’이거든. 이미 기존 상가들도 빈 곳이 수두룩한데,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새 상권을 또 만들면 다 같이 폭망하자는 거나 다름없잖아.
결론적으로 할아버지는 어떤 동네 상권이 잘 나가려면 대형 마트 같은 앵커 테넌트(상권에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매장)가 꼭 있어야 한다고 해. 그리고 상가 공실률(비어있는 상가 비율)이 10%를 넘어가면 그 동네는 진짜 빨간불이 켜진 거라고 보면 된대. 동네 상권들이 싹 다 프랜차이즈로 도배되기 전에 시의회가 탁상행정 좀 멈췄으면 좋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