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밴쿠버에 월드컵 때문에 무려 35만 명이나 몰려온 거 알지. 덕분에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커(거리의 악사나 퍼포머)들 앞에도 역대급 인파가 몰려들고 있어. 그랜빌 스트리트 같은 곳은 수천 명의 축구 팬들이 쏟아져 나와서 완전 야외 폼미친 클럽이 돼버렸다니까.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터졌어. 퍼포머들은 지금 밴쿠버 시의 지원 시스템이 너무 구식이라고 불만이 좀 많더라고. 뉴욕이나 파리 같은 다른 대도시들은 퍼포머들을 도시 인프라의 일부로 보고 팍팍 밀어주거든. 근데 여기는 공연 허가증(공연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증명서)을 돈 주고 사야 하고, 소음 제한도 빡세고, 지정된 구역에서 딱 1시간씩만 해야 해. 심지어 이번 월드컵 때는 평소에 공짜로 하던 곳들도 허가증이 필요하게 막아놨대.
은빛 마법사 분장을 하고 살아있는 동상 퍼포먼스를 하는 아저씨는 하루 벌어서 허가증 값 내기도 빡세다면서 팩폭을 날렸어. 오히려 이렇게 도시를 힙하게 꾸며주는 퍼포머들한테 시에서 소정의 지원금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지.
물론 밴쿠버 시에서는 허가증 비용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고, 나름대로 여러 지원 프로그램도 굴리고 있다고 해명하긴 했어. 그래도 다행인 건 이번 월드컵 기간에 단속반 공무원들도 무지성으로 단속하기보다는 융통성 있게 인파 관리에만 집중하면서 매너 있게 대처하고 있다는 거야.
어쨌든 이번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덕분에 밴쿠버 길거리 예술가들은 평소 100명 남짓하던 관객이 수천 명으로 떡상하는 짜릿한 경험을 하고 있어. 이참에 밴쿠버도 거리 공연 문화를 제대로 품어주고 지원해 주는 진정한 문화 도시로 렙업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