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요일에 그랜빌 아일랜드(밴쿠버에 있는 유명 관광지 겸 마켓)에서 열린 월드컵 응원전 봤어? 진짜 캐나다 사람들 특유의 평화롭고 매너 있는 종특이 제대로 터진 현장이었어.
입구 지키는 직원이 있었는데, 지각생들이 새치기하려고 20달러부터 무려 200달러까지 뒷돈을 찔러줬거든? 근데 직원이 “여기서 뇌물은 안 통함”이라며 단칼에 컷해버림. 역시 자본주의도 뚫지 못하는 캐나다식 철벽 방어 폼 미쳤지.
이곳은 수용 인원이 딱 1000명이라 한 명 나가야 한 명 들어가는 시스템이었어. VIP 특혜? 그런 거 1도 없음. 그냥 일찍 와서 줄 선 사람이 진정한 VIP로 대접받는 아주 공평한 룰이 적용됐지. 꼬맹이들부터 목줄 찬 댕댕이, 할머니까지 다 같이 즐기는 가족 친화적 행사라 새치기는 절대 용납 안 되는 분위기였어.
심지어 컷 당해서 못 들어간 어떤 아주머니는 자발적으로 입구 밖에서 새치기충들을 참교육하며 질서 유지를 돕기도 했어. 이름도 안 밝히고 “친절하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게 캐나다 스타일이지”라며 국위선양급 마인드를 보여줌.
응원석 분위기도 완전 훈훈했어. 맥주 사러 자리 비워도 아무도 안 뺏어감. 쓰레기 줍는 직원도 있었는데 애초에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너무 잘해서 주울 게 별로 없었대. 재미있는 건, 댕댕이들 전용으로 깔아둔 인조잔디(Astro Turf)가 인스타 감성 뿜뿜이라 거기서 인증샷 찍으려는 사람들을 말리느라 직원이 진땀 좀 뺐다나 봐.
남아공 유니폼 입은 아저씨도 눈치 안 보고 편하게 구경했고, 엄마는 스위스처럼 중립 기어 딱 박고 아무 팀도 응원 안 하는 꿀잼 가족도 있었음.
후반전 막판까지 쫄깃했는데 결국 종료 직전에 골 넣고 이겼잖아. 캐나다가 월드컵 넉아웃 스테이지(조별리그 통과 후 지면 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 경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승리한 날인데, 끈기 있게 줄 서서 기다린 팬들에겐 진짜 최고의 보상이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