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밴쿠버 BC 플레이스(지붕이 덮인 돔 형태의 경기장)에서 캐나다가 월드컵 32강(녹아웃 라운드, 지면 바로 짐 싸서 집에 가야 하는 토너먼트 경기)을 치를 줄 알았지. 근데 스위스가 캐나다를 이겨버리는 바람에, 캐나다 팬들은 뻘쭘하게 스위스랑 알제리 경기 직관하면서 누구 응원할지 눈치 게임하게 생겼어.
이 경기 꿀잼 포인트가 몇 개 있는데, 일단 양 팀 감독들 스토리가 영화 한 편 뚝딱이야. 스위스 감독 야킨이 예전에 BSC 영보이즈(스위스의 명문 프로축구 클럽)에서 인턴 할 때 모시던 스승님이 바로 지금 알제리 감독인 페트코비치거든. 게다가 페트코비치는 무려 7년이나 스위스 국대를 이끌었던 찐 스위스 전문가야. 완전 “어제의 스승이 오늘의 적”인 셈이지. 페트코비치는 스위스 전술 다 안다며 쿨한 척 넘기지만, 속으로는 엄청 칼 갈고 있을걸.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분위기 살짝 싸해진 썰도 있어. 프랑스 기자 한 명이 알제리에서 테러 단체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수감 중이거든. 그래서 다른 기자가 총대 메고 이 얘기 꺼내려다가 알제리 관계자한테 경기 질문만 하라며 폭풍 커트 당했어. 그야말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됐지.
또 하나 쫄깃한 건 승부차기(정규 시간에 승부가 안 나면 페널티킥으로 승패를 가르는 룰)야. 스위스는 옛날부터 승부차기만 가면 멘탈이 털려서 짐 싼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이번에도 승부차기 가면 어떡하냐니까 스위스 공격수 엠볼로는 연습 많이 했다며 애써 덤덤한 척하더라고.
마지막으로 스위스는 늘 16강은 가는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경험치)가 있는 강팀이고, 알제리는 이번에 진짜 오랜만에 32강 뚫고 올라와서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야. 알제리 감독은 우린 잃을 게 없고 압박감은 스위스가 다 받을 것이라며 입을 털었고, 스위스는 우리가 열정과 짬바가 더 크다고 받아치고 있어. 과연 밴쿠버 돔구장에서 누가 웃게 될지 팝콘 각 제대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