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서 모로코에 3-0으로 참교육 당하고 결국 짐을 쌌어.
밴쿠버 그랜빌 스트리트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팬들도 경기 끝나니까 멘탈 털려서 뿔뿔이 흩어지더라구. 벤치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한 아저씨는 “슬프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팀 응원하려고 모인 사람들 좀 보라”며 졌잘싸를 시전했지. 이제 FIFA(국제축구연맹) 무대에서 우리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으니 축구에 투자 좀 팍팍 해야 한대.
사실 경기 전만 해도 거리는 완전 축제 분위기였어. 아침 10시부터 빨갛고 하얀 옷 입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꽉 채우고 텐션이 저세상이었지. 술집에 자리 못 잡은 사람들은 창문 밖에서 까치발 들고 TV를 볼 정도였어. 다들 “우리도 쌉가능”이라며 희망회로를 쌩쌩 돌리고 있었거든.
근데 모로코가 첫 골을 박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싸해졌어. 하필 빨간 물결 속에 모로코 국기 들고 있는 시리아 청년 둘이 있었는데, 얘네는 “상대가 아랍 팀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캐나다 축구 열기에 엄지척을 날려줬어. 결국 세 번째 골까지 먹히자 팬들은 “아 이건 아니지” 하면서 경기 끝나기도 전에 줄줄이 펍에서 빠져나갔지.
그래도 밴쿠버 시장은 “전반전은 우리가 더 잘했다”면서 기립박수 치고 “캐나다 축구 역사상 폼 역대급”이라며 폭풍 칭찬을 했어. 한 펍 매니저도 “비록 광탈했지만 지난 3주 동안 다운타운 분위기 떡상했다”며 “축구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줬다”고 훈훈하게 마무리하더라.
팬들이 신나서 술집 유리잔 몇 개 깨먹은 것만 빼면 아주 완벽한 축제였지.
